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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월드 톡톡] 책 안 팔린다고… 도서관 대출 막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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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출판사들 "매출 계속 하락… 베스트셀러·문고본 대출 멈춰야"

시민들은 "스마트폰 영향 더 커"

일본 유명 출판사 대표가 출판업계의 불황 요인 중 하나로 '공공도서관 대출'을 지목한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NHK에 따르면 출판사 분게이슌주(文藝春秋)의 마쓰이 키욘도 대표는 지난 13일 전국 도서관 관계자가 모인 '전국 도서관대회'에서 "최근 3년간 (주요 수입원인) 문고본(文庫本) 매출이 매년 6%씩 줄고 있다"며 "이는 도서관의 문고본 대출과도 관련이 큰 만큼 도서관은 문고본 대출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고본은 단행본보다 작고 가벼운 대신 저렴한 판본을 말한다. 마쓰이 대표는 "문고본은 출판사 수익 30%를 차지하는 기둥"이라고 했다.

지난 2015년 열린 이 대회에서도 '도서관 때문에 출판사가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당시 신초샤(新潮社)의 사토 다카노부 사장은 "도서관이 베스트셀러에 대해선 1년간 대출을 유예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일본 출판업계가 공공도서관의 대출 중단까지 요구하는 것은 20년째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 종이책 매출은 1996년 2조6564억엔에서 지난해 1조4709억엔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0년부터는 도서관 대출 건수가 책 판매 부수를 넘어섰다는 자료가 나오면서 출판업계가 불황의 원인으로 도서관을 꼽기 시작했다.

도서관은 출판사의 이런 요구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일본 도서관협회는 1954년 채택한 '도서관 자유와 관련한 선언'에서 "도서관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도서관은 국민이 필요한 자료를 언제든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책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서관 대출과 책 판매 부진 간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HK는 "출판업계 불황 원인은 (도서관이 아니라) 쉬는 시간에 독서 대신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으로 생각하는 시민이 많다"고 했다.

[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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