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연애 심리학] 유치한 감정싸움 “나쁜 줄 알면서 왜 그랬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금 싸우고 있다. A는 직장 동료들과 회식이 있다고 했던 B가 집에 잘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는데 받질 않는다. 새벽까지 몇 번 더 전화를 했지만 여전히 받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B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이 걱정한 것은 관심도 없는 듯한 목소리에 A는 화를 참지 못하고 이렇게 말해버린다.

A : 넌 어떻게 회식만 하면 항상 연락두절이야? 결혼해서도 계속 무책임하게 행동할 거야?

B : (화를 내며) 항상 그랬던 건 아니거든?

A : 그럼 잘했다는 거야?

B : 그럼 넌 잘해서 저번에 전화기 꺼놨어?

A : 너랑 나랑 같아?

누가 봐도 B가 잘못한 상황인데, B는 오히려 화를 내며 A의 지난 잘못을 꺼내며 적반하장이다. A가 좋게 얘기할 수가 없다. 하지만 B에게도 변명거리는 있다. 어젯밤 어쩔 수 없이 회식을 하고 정신없이 집에 들어갔는데, 눈 뜨자마자 사과하기 위해 전화했더니 A가 쏟아내는 비난에 잘못한 걸 알면서도 욱해서 반응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

갈등과 싸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 pixaba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갈등과 싸움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갈등이나 싸움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갈등이 다툼으로 이어졌다면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가장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가 내 감정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관심과 공감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그리고 심리상태가 안정되면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또한 감정을 읽을 때에는 나의 감정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과, 상대방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갈등의 상황이 최악으로 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누가 들어도 불쾌한 언어 표현은 삼가야 한다.

매일경제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잘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왜 싸우느냐는 것이다. / unsplash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항상’ ‘계속’ ‘늘’ ‘매번’ 등 빈도수를 나타내는 단어는 상대방에게 반박의 여지를 주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대한 평가나 판단하는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무책임하게 행동하면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어?”라는 비난조의 평가는 상대로 하여금 반박하고 싶은 욕망을 건드리는 표현이다. 앞서 예를 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는 대화라면 어떻게 달라질까.

A : 어제 늦게 들어갔어? 연락이 안 돼서 엄청 걱정했어. 계속 전화했는데.

B : 아, 많이 걱정했구나. 미안해. 술이 너무 취해서 연락하려다가 잠들어 버렸어. 다음부턴 정말 안 그럴게.

사실 우리가 이런 싸움의 과정을 모른다거나, 상대방을 화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머리끝까지 올라온 화를 순간적으로 참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럴 때에는 욱하고 화를 내기 전에, 내가 감정을 모두 쏟아낸 후에 이어질 최악의 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연인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갈등 해결 방법은, 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보다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MK스타일 주동준 기자 / 글 : 손정연 (‘그때 알았더라면 내 사랑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저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