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5일(현지시간) 치른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반(反)난민' 정책을 내걸었던 중도 우파 국민당이 1위를 차지했다. 올해 31세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가 신임 총리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개표를 거의 마친 결과 국민당이 31.4%로 1위를 차지하고 자유당이 27.4%, 사회민주당이 26.7%로 뒤를 이었다고 16일 발표했다. 앞서 오스트리아 공영 ORF의 출구조사에서는 국민당이 30.5%, 자유당이 26.8%, 사민당이 26.3%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관측됐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이 원내 제1당으로 확정됐고, 극우 자유당은 제2당으로 국민당과 연정을 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오스트리아에서는 사민당과 국민당이 제1당과 제2당을 번갈아 차지하며 연정을 구성해 왔으나 현재 양당의 관계가 틀어진 상태다. 우파 보수 연정이 구성되는 것은 2000년 총선 이후 처음이다.
특히 국민당과 자유당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섬에 따라 반난민 정책 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로권 재정통합 등의 움직임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쿠르츠 대표는 난민 복지 축소 등 반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어 우파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난민이 자국에 들어오는 지중해 루트를 봉쇄하고, 5년 이하 오스트리아 거주 난민에 대해서는 각종 지원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선거로 오스트리아 정치의 중심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 방송 역시 "사민당이 제기했던 부의 재분배, 실업과의 전쟁은 선거 이슈에서 밀려나고 난민 문제만이 쟁점이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요 외신은 "독일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는 죽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독일에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에서도 자유당이 선전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자유당은 나치 부역자 안톤 라인트할러가 1956년 만든 정당이다.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소의 오스트리아 전문가인 파트릭 모로 교수는 "이민정책부터 경제정책에 이르기까지 쿠르츠 대표의 모든 아이디어는 유럽연합(EU)과의 '완전한 파열(complete rupture)'"이라고 지적했다.
'분더부치(능력자)' '선거의 귀재'로 불려온 쿠르츠 대표는 민주 국가에서 선거로 뽑힌 가장 젊은 지도자가 된다. 1986년생인 그는 지난 5월 취임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보다도 8살 어리다. 2012년 의회에 진출하고, 2013년부터 외무부 장관직을 맡아 유럽 최연소 외무부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후보조차 못 냈던 국민당은 쿠르츠가 당 대표를 맡은 뒤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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