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리포트 스웨덴·핀란드 사례
폐렴구균 백신이 영유아의 급성 중이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학병원 연구팀이 스웨덴에 폐렴구균 백신이 도입(2000년) 전후 5년간(2005~2014년)의 급성 중이염 관련 진단 및 치료 변화를 비교한 결과 급성 중이염 진단을 받은 환자는 39%, 입원 환자는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귀에 고름이 심해져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해 고름을 직접 빼내는 환기관 삽입술은 18%, 고막을 절개해 고름이 자연적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고막절개술은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폐렴구균 백신 중 ‘신플로릭스’를 접종한 지역에서 중이염 관련 진단이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신플로릭스는 영유아 2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COMPAS)에서도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의한 침습성 질환을 100%, 급성 중이염을 70% 예방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핀란드에서는 24개월 미만의 영유아에서 급성 중이염으로 인한 항생제 구매량을 연간 1만2000건 이상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폐렴구균 백신이 급성 중이염 발생률 감소에 기여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급성 중이염은 고막 안쪽 공간인 중이에 폐렴구균 등 세균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면역 기능이 미숙한 3세 이하 영유아가 감기에 걸렸다가 코·목 기관지의 염증이 귀로 번져 중이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 영유아의 경우 귀 속에서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이관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고 수평에 가까워 세균이 중이로 침투하기 쉽다. 만일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이용한다면 감기 등 감염성 질환에 자주 노출돼 중이염을 반복해 앓을 수 있다. 급성 중이염을 앓으면 귀가 먹먹해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더 악화하면 고막이 터지면서 귀 밖으로 고름이 흘러나오고 청력이 떨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중이염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의 54%는 9세 이하 소아다. 세부 연령별로 들여다보면 2세 환자가 가장 많았고, 1세·3세가 뒤를 이었다. 유치원·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보다는 나이가 더 어린 영유아가 중이염에 더 취약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 시기에 급성 중이염 같은 감염성 질환 발병을 막으려면 백신을 접종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는 2014년 5월부터 신플로릭스를 포함한 폐렴구균 백신이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됐다. 생후 2~59개월이라면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신플로릭스는 생후 2·4·6개월에 총 3회 기초 접종한 후 생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한다. 특히 현재 시판되는 폐렴구균 백신 중 처음으로 미숙아에서도 우수한 면역원성을 입증해 재태 기간이 27~36주에 불과한 미숙아도 접종받을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아과 감염질병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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