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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석유, 공급부족에 대비해야" 시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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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석유시장은 초과 공급이 아닌 공급 부족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시티그룹 글로벌 상품 부문 책임자 에드 모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석유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을 우려할 게 아니라 석유공급이 갑작스럽게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연례 아시아태평양에너지콘퍼런스(APPEC)에 참석한 모스는 한 인터뷰에서 리비아,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 등 OPEC 회원국 가운데 5개국이 이미 올해 최대 산유량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OPEC의 석유공급 감소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초가 되면 세계 석유시장은 석유 공급 급증을 걱정하기보다 급격한 공급 감소 위험에 대비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이들 5개국에서 그동안 석유 탐사, 유전 개발 투자가 미미해 석유생산 능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경우 미국의 경제제재로 투자자들이 움츠러든 것이 석유산업을 취약하게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란간 핵합의를 무효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영이란석유공사(NIO)는 올해 하루 260만배럴을 수출했고, 연말이되면 수출규모는 더 늘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게 모스의 예상이다.

이라크는 수출 계약 조건이 유리하지 않은데다 러시아 루크오일, 네덜란드 로열더치셸 등 석유메이저들이 주요 유전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거나 투자를 줄이고 있어 석유생산 능력이 감퇴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상태로 석유산업 투자는 언감생심이고,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이미 최대 산유량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모스는 평가했다.

모스는 "OPEC 생산이 급격히 늘 것이라던 게 시장의 우려였다"면서 "그러나 공급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그 격차는 공급부족에 따른 빠듯한 시장 수급이 될 수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는 "신규 투자에 뒤처진 것이 국제 석유회사도 아니고, 독립 석유회사도 아니며 OPEC 회원국, 특히 이들 5개국이라는 증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이들은 "산유량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는 OPEC의 감산이 석유시장의 공급초과 상황을 과연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2014년 중반 이후 50% 넘게 급락한 상태다.

특히 지난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 회의에서 2018년 1·4분기 이후 추가 감산 또는 감산 확대 여부가 결정되지 못한데다 이 와중에도 미 셰일석유는 증산이 계속되고 있어 유가 상승을 가로막아왔다.

모스는 OPEC의 감산이 연장되면 시장의 석유공급 부족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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