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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인터넷은행 ‘이자놀음’ 논란에 등돌리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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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케이뱅크가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케이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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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초반 운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대출 금리 차별화에 실패한데다 고신용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자 금융 부담을 덜겠다는 설립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기준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은행권 최고 수준인 2.5%p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올 2분기 국내 4대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75~1.96%p, 카카오뱅크의 7~8월 예대금리차는 각 1.76%p와 1.73%p였다.

케이뱅크 측은 지난 6월말 저금리의 ‘직장인K’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높아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막대한 예대금리마진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구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큰 차이를 보일뿐더러 올 2분기 예대금리 적정성 문제가 제기된 시중은행보다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비판 여론은 비단 케이뱅크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들의 대출 상품 판매가 고신용자에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자료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드러난다. 지난 8월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 대출비중은 87.5%로 국내 시중은행 전체의 78.2%보다 9.3%p 높았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60%로 국내은행의 4.95%와 불과 0.35%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신용등급별 금리도 1∼2등급을 제외하면 인터넷은행 측이 다른 은행보다 더 높았다.

금융권에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을 취급하게 된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인터넷은행은 점포 운영비용 등이 들어가지 않는 강점을 지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기존 은행을 답습하면서 외형 확대에 급급하다는 주장이다.

이렇다보니 인터넷은행 출범 초기엔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지지하던 외부 여론도 차츰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이 지금과 같은 경영 전략을 고수한다면 굳이 은산분리를 완화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10%까지, 의결권 있는 주식은 4%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자본을 원만하게 확충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의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손쉬운 대출이 가계빛 증가를 부추기는 만큼 오히려 이들 은행의 감독을 강화해야한다는 시각에도 힘을 싣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대출 상품 구성과 시스템 등 각종 문제가 드러나면서 인터넷은행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이들이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설립 취지에 걸맞은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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