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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ONE 신한' 네트워크로 글로벌 자본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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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IB전략 ③ 신한 '2020 프로젝트' 3대 핵심동력 GIB부문…5개社 뭉친 매트릭스조직 출범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홍콩=구채은 기자] 올해 7월 출범한 신한금융 글로벌IB(GIB)사업부문의 핵심 전략은 '원(One) 신한'이다. 경쟁사들이 단일 법인 형태로 초대형 IB를 지향하는 반면 신한금융 GIB는 지주를 비롯해 은행ㆍ금융투자ㆍ생명ㆍ캐피탈 등 5개사 모인 매트릭스 조직으로 시너지를 노린다. 각 사에서 총 320여명의 인력이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한 데 모였다. GIB부문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추진하는 '2020 프로젝트'의 3대 핵심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다. 2020년까지 그룹 전체 손익의 14%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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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社 확대된 GIB…글로벌 시너지 노린다 = GIB부문의 전신은 2012년 2월 출범한 기업투자금융(CIB)그룹이다. 당시 신한지주는 은행과 금융투자(증권)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한 끝에 국내 지주사 중 처음으로 매트릭스조직 형태의 CIB그룹을 출범시켰다. 신한의 이 같은 IB조직 '실험'이 점차 그 성과를 보이자 타 금융지주사의 벤치마킹 모델이 되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CIB출범 6년차인 올해 생명과 캐피탈까지 포함시켜 글로벌 자본시장을 겨냥한 GIB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구축한 '동남아 금융벨트'를 비롯해 전 세계 20개국 165여개 해외 네트워크를 갖췄다.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 시각으로 수십 년 동안 해외 진출에 부단히 땀을 흘려온 결과다.

신한금융 GIB부문은 이 같은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부문과 적극 협업해 IB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동환 GIB사업부문장은 "신한은행과 신한생명의 IB자산이 각각 약 5조원 규모인 데다 생명과 캐피탈까지 합류하면서 운동장이 넓어졌다"며 "GIB가 마치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면서도 각 자회사별 투자성향에 따라 다양한 범위에 폭 넓게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 '베트남 굴기', IB로 잇는다 = 신한금융 GIB는 최근 베트남 현지 1위 여신전문회사인 VP 뱅크 파이낸스의 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2000만달러(한화 약 23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는 구조화 금융 딜을 성공시켰다. 국내 IB사로는 최초 사례다. 신흥 금융시장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서 최우량 자산을 토대로 자산유동화를 진행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현지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에 대한 조달에 참여함으로써 베트남 현지 시장에서 신한 브랜드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신한금융은 약 25년 전 국내 금융사로서는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미지의 땅에서 '최초'의 길을 걸어온 신한은 최근 호주계 ANZ 은행 베트남 소매금융부문을 인수하면서 현지 외국계 은행 중 마침내 네트워크 1위 사업자 지위에 올라서게 됐다. 베트남 정부 및 금융당국과도 오랜 관계를 유지해 온 덕분에 '신한' 브랜드를 알렸고, 올해부터 국내 금융사 최초로 수탁업무에도 뛰어들었다. 향후 IB 관련 다양한 투자기회 발굴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이번 딜 진행으로 베트남 시장 및 법률ㆍ제도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으로 베트남 채권 및 유동화 시장에서 신한이 차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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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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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격전지, 홍콩서 도약하는 신한아주금융공사 = 신한금융의 글로벌IB공략의 거점 기지는 지난 2006년부터 IB센터로 전환한 '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다. 신한은행은 2006년 말부터 기존 현지법인이었던 '조흥금융유한공사'를 홍콩IB센터인 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로 전환, 홍콩을 기점으로 IB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최재열 홍콩IB센터 법인장은 "홍콩법인의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는 자체 목표도 중요하지만 홍콩법인의 진정한 중장기 목표는 법인 설립 정체성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신한금융 내외간 IB 흐름을 매개하는 통로로서 인바운드에선 글로벌 투자수요를 국내 금융수요로 연결하고 아웃바운드에선 국내 투자수요를 글로벌 금융수요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IB센터는 올해 투자와 심사 데스크를 신설해 조직을 더 늘렸다. 현재 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의 IB인력은 론, 채권과 구조화, 지분투자, 미들백, 심사 등 5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본국 주재원은 11명, 현지채용은 11명으로 총 22명이다. 최 법인장은 "성공사례를 점진적으로 축적해 딜 취급 역량을 높인 뒤, 인지도 향상 및 네트워크 확장으로 다시 성공사례를 축적하는 선순환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지난해말 대비 2020년까지 자산 2.5배, 손익 2배 성장을 목표로 2020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을 확대하는 것 또한 신한아주금융유한공사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최 법인장은 "홍콩을 거점으로 해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시장의 IB시장 수요를 신한을 통해 뻗어나갈 수 있도록 IB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신디케이티드론을 강화하고 간접방식의 지분투자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홍콩=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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