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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농협비과세예탁금, 도시지역 절세수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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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위성곤 의원 지적

농업인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과세 예탁금 제도'가 직장인을 비롯한 도시민들의 절세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농협 비과세 예탁금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년간 비과세 예탁금 제도에 가입한 비농업인이 무려 2200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인구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1976년부터 실시한 '비과세예탁금제도'는 지역 농·축협 등 상호 금융기관의 예탁금(3000만원 이하) 이자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는 제도로써 농가의 재산 형성에 이바지 할 목적으로 실시하게 됐다.

하지만 실상은 직장 근로자를 비롯한 도시민들이 비과세 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직업별 비과세 예탁금 현황'을 살펴보면, 직장 근로자를 포함한 비농업인의 비중이 전체 가입자 대비 무려 79%(2224만7880명)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재외동포, 재외국민, 학생, 연금소득자 등의 가입자가 절반에 육박하는 48%, 약 1,350만명에 달할 정도로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농업인은 전체 가입자 대비 고작 21%(576만952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년간 전국단위의 비과세 예탁금 현황을 살펴본 결과, 농업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서울지역이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비과세 예탁금을 보유했다. 금액으로는 약 53조원에 해당되는 규모다.

이에 반해 농가수가 서울보다 약 10배나 많은 제주도는(2016년 기준) 같은 기간 비과세 예탁금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9조1800억원을 보유했다.

이는 농업인의 재산 형성에 도움이 되고자 도입한 비과세 예탁금 제도의 본 취지가 그동안 상당부분 어긋난 채 운영되는 실정이다.

위성곤 의원은 "농민들의 자금형성과 복지증진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구성원의 대다수가 도시민으로 형성돼있는 현행 농협 비과세 예탁금 제도는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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