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대한창상학회 최승석 부회장
대한창상학회 최승석 부회장 |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꼭 챙겨야 할 것이 무엇일까. 많은 환자가 복용약·주사제(인슐린) 등 치료제, 혈당측정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발 전체를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는 거울과 발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보습 크림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양말과 편안한 신발 역시 필수다.
‘당뇨병 환자의 급소는 발’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당뇨병 환자에게 발은 언제나 특별 관리 대상이다. 흔히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 질환은 심한 경우 족부를 절단해야 하거나 사망률을 높일 수 있을 만큼 그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당뇨발로 인한 족부절단술이 시행된 건수는 915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평균 약 2000명이 당뇨발로 족부를 절단하고 있는 것이다.
당뇨발은 대개 작은 상처에서 비롯된 염증이나 잘못된 보행 습관으로 인한 굳은살 등에서 시작된다. 이로 인한 궤양·감염·괴사 등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해 궁극적으로는 하지를 절단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발은 일반적으로 당뇨병을 앓은 지 10년이 지나면서부터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특히 담배를 피우거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더욱 발병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할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뇨발이 완치될 때까지 1인당 평균 1200만원에 달하는 의료비용이 소요될 만큼 경제적 부담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뇨발에 대한 의료비용은 완치되기까지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개 수술 단계 중심으로 조사되기 때문에 당뇨발로 인한 실제 부담은 이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환자가 당뇨발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발이 눈·신장·심장 등의 당뇨 합병증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져 환자 대부분이 발에 작은 상처가 생겨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방치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인이 당뇨병 환자라면 매일같이 발의 작은 변화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굳은살·무좀·습진과 발톱이 파고 들어가는 상처 등 작은 이상이라도 관찰되면 즉시 병원에 와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치료할 경우 상처의 특성에 맞는 드레싱 등을 통한 간단한 처치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발에 대한 관심과 철저한 예방, 조기 치료만이 당뇨발로 인해 족부를 절단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의료비 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 항상 관심을 갖고 ‘건강한 발’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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