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주기 배란법은 난소와 자궁을 자극하지 않아 신체적 부담을 덜어준다. 사진은 김영상 교수가 난임치료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프리랜서 최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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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은 아는 만큼 극복할 수 있다. 여성은 35세 이후로 가임 능력이 떨어진다. 난자를 만드는 난소가 늙으면 늙을수록 체외에서 수정하는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도 떨어진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는 생식세포 선별부터 배양·착상에 이르는 과정을 맞춤형으로 관리해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 수정란의 질을 높이는 난임치료 덕분이다. 이런 치료 원칙은 배란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난임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난임으로 고통 받는 부부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1.0세, 여성 30.1세로 남녀 모두 30세를 넘겼다. 그만큼 여성의 첫아이 출산 연령도 2006년 29.3세에서 2016년 31.4세로 늦어졌다. 난자·정자 같은 생식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가임력이 줄어든다. 이럴 땐 건강한 생식세포를 선별해 몸 밖에서 수정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을 시도한다.
난임 여성 20%가 난소 저반응군
시험관아기 시술은 양질의 생식세포를 선별·수집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여성은 생리를 시작할 때부터 열흘간 과배란 유도주사를 맞으면서 난자를 여러 개 키운다. 그중에서 난자의 모양·크기·투명도 등을 살펴보고 수정할 때 사용할 좋은 난자를 선별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자신의 나이보다 난소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난소 저반응군’ 여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김영상 교수는 “난임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사람 5명 중 1명은 난소 기능이 떨어진 난소 저반응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난소 저반응군은 인위적으로 과배란을 유도해도 난자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한다. 예컨대 일반 난임 여성은 과배란을 유도했을 때 난자를 10개 정도 배란한다. 반면 난소 저반응군은 1~3개에 불과하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한 준비 자체가 불리한 환경이라는 의미다. 난소 저반응군이 똑같은 양의 난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더 오랫동안 과배란 유도주사를 맞아야 한다.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주사 스트레스나 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난임치료를 포기하게 만든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는 난소 저반응군 맞춤 난임치료로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 우선 배란 유도 방식이 여성 친화적이다. 저자극·자연주기 배란법이다. 저자극 배란은 과배란을 유도하는 주사의 양을 3분의 1로 줄여 난임치료 순응도를 높인다. 자연주기 배란은 인위적인 방식으로 배란을 유도하지 않는다. 난소를 자극해 여러 개의 난자를 키우는 것보다 자연적으로 생산하는 한 개의 난자에 집중한다. 양은 적지만 질 좋은 난자를 얻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난소 저반응군은 매일 주사를 맞으면서 난소·자궁을 자극해도 기대만큼 결과가 좋지 않다”며 “차라리 여성의 신체적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배란을 유도하는 것이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일반적인 난임치료보다 임신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배란할 때마다 매달 병원을 찾아 난자를 하나씩 채취·보관해야 한다. 만일 난자의 상태가 나쁘거나 배란이 되지 않는 달은 넘어간다. 이렇게 좋은 난자를 차곡차곡 모아 시험관아기 시술에 활용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해서는 좋은 난자를 최소 3개 이상 수집해야 한다. 일반 난임 환자는 한번에 끝나지만, 난소 저반응군은 5~12개월 정도 걸린다.
좋은 난자 냉동보관하는 기술 필수
이를 위해선 좋은 난자를 냉동 보관하는 기술이 필수다. 바로 유리화 동결법이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제시한 세포 냉동보관 방식이다. 난자·정자·수정란을 영하 196도 초저온 상태에서 냉동 보관해 생명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켰다가 필요할 때 해동해 사용할 수 있다.
유리화 동결법은 고농도의 동결 억제제를 이용해 세포 안에 있는 수분을 최대한 제거한 다음 액체질소를 이용해 급속 냉동하는 방식이다. 냉동 과정에서 동결 억제제가 유리처럼 굳거나 날카로운 얼음 결정이 생기지 않게 한다. 얼음 결정이 생기면 세포막에 상처를 입혀 해동했을 때 세포가 제 기능을 못한다.
건강한 난자·정자가 만난 배아를 선별하는 것도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배아가 잘 발달하고 있는지 하루 한 번씩 꺼내 확인해야 했다. 배아는 산소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아 약해진다.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는 배아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한다. 배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배아의 발달 상태, 세포분열 속도, 색·모양 등을 영상으로 기록해 실시간으로 관찰한다. 이를 종합해 결함이 없는 우수한 배아를 선별해 이식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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