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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한 끗 리빙]청바지에 웬 눈썹정리칼? 실패없는 '찢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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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을 위치는 반드시 입고 정해야

무릎 찢을 땐 칼집 후 쪽집게로 날실 제거

눈썹정리칼로 비비면 자연스러워

밑단 찢을 땐 세로로 칼집

해본 사람은 안다. 청바지 찢기, 의외로 어렵다. 그냥 죽죽 찢으면 될 것 같지만 그 정도론 자연스럽지도 않고 예쁘게도 안 나온다. 집에 있는 청바지를 예쁘게 찢기 힘들어서 그냥 처음부터 찢어진 청바지를 산다는 사람도 많다. 예쁜 ‘찢청(찢어진 청바지)’을 만들려면 오래 입어서 낡아 헤진 듯이 자연스럽게 찢는 게 관건이다. 그냥 가위로 뭉텅 잘라내거나 칼로 죽 찢어서는 그 맛이 안 난다는 얘기다. 하지만 모든 살림이 그렇듯 이 또한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다.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도구만으로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청바지를 지금 유행하는 최신 청바지 스타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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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청바지를 요즘 유행하는 '찢청'으로 만들어보자. 헤진 것같은 효과를 내는 데는 눈썹정리칼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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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도구는 커터칼, 족집게, 실뜯개, 눈썹정리칼이 전부다. 밑단을 자른다면 가위만 더 준비하면 된다. 칼은 바지를 찢을 때, 실뜯개와 눈썹정리칼은 찢은 부위를 헤진 것처럼 만들 때 사용한다. 족집게는 실밥을 뽑아내는 용도다. 파는 찢어진 청바지는 전문 워싱업체에서 작은 돌가루를 데님 원단에 쏴 만든다. 이를 따라해 돌로 비비거나 사포를 사용해 청바지를 찢는 방법이 있는데 눈썹정리칼만큼 간편하고 빠른 효과가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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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찢기 준비물. 눈썹정리칼, 자, 커터칼, 실뜯개, 쪽집게, 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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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을 위치는 반드시 입고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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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을 위치는 바지를 입고 정한다. 입은 채로 크게 찢을 곳, 작게 헤진 효과만 낼 곳 등을 정해 연필로 표시한다. 찢을 모양까지 그리면 더 좋다. 옷을 입은 채로 재단하는 '입체재단'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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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찢기에 도전했다가 바지를 망쳤다는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뭘까. 바로 찢을 위치를 대강 정하는 것이다. 청바지 찢는 것을 그저 찢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야 실패가 없다. 미리 어떤 위치에, 어떤 모양으로 찢을 것인지를 디자인한 후에 칼을 들어야 한다.

이때 찢을 위치와 크기는 반드시 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정해야 한다. 바닥에 펼쳐 놓고 ‘이쯤이면 되겠지’란 생각에 대강 위치를 잡았다가 막상 입어보면 이상한 위치와 어색한 모양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옷을 입은 상태로 패턴을 뜨는 ‘입체재단’처럼 청바지를 입은 상태에서 연필로 찢을 위치와 크기·형태를 그린다. 요즘은 무릎과 앞주머니 바로 밑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찢는 게 유행이다. 엉덩이 바로 밑을 일자로 찢어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찢어진 부위가 살짝 벌어지도록 만드는 과감한 행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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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다니는 두툼한 과일박스 한쪽을 잘라 바지 통 안으로 넣는다. 이제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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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을 위지를 다 잡은 후에는 뒤쪽 원단과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고무판이나 두툼한 종이박스를 갸름하게 잘라 찢을 부위 안쪽에 댄다.

눈썹정리칼 하나면 헤진 효과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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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칼로 찢을 위치에 2cm 간격의 절개선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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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본격적으로 찢을 차례다. 찢기 전에 청바지의 직조 형태를 이해하면 일이 쉬워진다. 청바지는 씨실(가로)과 날실(세로)이 수직으로 교차해 있다. 보통 씨실은 흰색, 날실은 푸른색이다. 하얀 실이 얼기설기 나와있도록 청바지를 찢으려면 이중 날실만을 제거하고 씨실을 남겨 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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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길게 2개의 절개선을 넣으면 이런 모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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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가로로 길게 찢으려면 먼저 커터칼로 표시한 부위를 2~3cm 간격으로 그어 찢는다. 살짝 찢는다면 2cm 간격으로 선 2개를 그으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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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게 청바지 찢기의 포인트는 얼마나 흰실을 잘 살리느냐다. 쪽집게로 파란색 날실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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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선 밑으로 손을 넣어 청바지 천을 들고 그 부분의 파란색 날실을 제거해 준다. 족집게를 사용하면 잘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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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씨실만 남았다. 눈썹정리칼로 씨실 위와 연결부분을 긁어 헤진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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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씨실만 남으면 이제 눈썹정리칼이 출동할 차례다. 흰 씨실 부분을 빗질하듯이 살살 긁어 자연스럽게 보풀이 생기도록 만든다. 흰실 끝부분도 한쪽 방향으로 긁으면 청바지가 헤진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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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게 매끈한 절개선은 실뜯개로 흰실을 툭툭 뜯어내고 눈썹정리칼로 비벼주면 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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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매끈하게 잘린 절개선은 실뜯개로 1~0.5cm정도 깊이로 찔러넣어 밖으로 뜯어내듯 손질해 흰색 씨실을 뽑아내면 저절로 실이 풀린 것처럼 술이 생긴다. 이 부분을 더 자연스럽게 하려면 눈썹정리칼로 다시 한번 비벼주면 된다. 찢어진 부분을 보면서 헤진 부분을 추가 싶으면 눈썹정리칼로 아래 윗부분을 살살 긁어낸다. 커터칼 칼날을 세워 긁어도 되는데 눈썹정리칼보다 강도 조절이 쉽지 않다. 베테랑이 아니고서는 원단이 늘어나거나 남겨 놓고 싶은 실이 끊어져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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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성된 모습. 하얀실을 많이 남겨 놓으면서 닳아 헤진 듯한 느낌을 내는 게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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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 풀 땐 세로로 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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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밑단을 가위로 말끔하게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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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밑단은 이것보다는 쉽다. 밑단의 올을 풀 때는 바지 중앙에 한 것처럼 칼집을 가로로 내지 말고 세로로 내야 한다. 흰 실을 남기는 게 아니라 파란색 날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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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세로로 1~2cm 길이의 절개선을 낸다. 실뜯개를 사용하면 쉽게 잘 뜯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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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을 원하는 모양대로 자른 후 칼이나 실뜯개를 이용해 술 모양을 잡는다. 풍성한 술을 원한다면 칼 보다는 실뜯개가 더 효과적이다. 어느 정도 세로 절개선들을 냈으면 이번에는 족집게로 파란색 실이 아닌 흰색 씨실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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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엔 파란실을 남겨 놔야 한다. 이번엔 쪽집게로 흰실을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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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마무리는 역시 눈썹정리칼이다. 술 부분을 아래로 쓸어내리거나 밑단 부분을 비벼 헤진 느낌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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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단 역시 눈썹정리칼로 슥슥 비벼 마무리한다. 밑단에 술을 내고 싶지 않다면 가위로 자른 절개선을 바로 눈썹정리칼로만 비벼서 끝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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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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