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사 임대점주들 "국가의 갑질로 생계 뺏겼다"
설명회장 곳곳서 졸속행정 비판…"연장해 달라" 고성
21일 서울 영등포역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민자역사 국가귀속 관련 설명회에 임대상인들이 참석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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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권재희 기자]정부가 영등포역사와 서울역사 등 올해 말 점용기간이 만료된 민자역사에 대한 국가 귀속 결정을 내리면서 해당 역사들에 임대매장을 연 소상공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동인천역사와 동인천역사수분양주협의회는 21일 철도시설공단 민자역사관리단 주최로 열린 '민자역사 관련 설명회'에 앞서 배포한 성명을 통해 "국토교통부의 국가귀속 방침에 절대수용불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동인천역사 임직원과 400여 임대상인 및 공사 관련한 30여개 건설사와 연결된 가족 2000명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사안"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동인천역사는 2010년 인천 중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허가받고, 같은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사전승인을 받고 롯데쇼핑과 상업시설 20년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듬해 철도시설공사로부터 허가받아 주차장 개축공사를 진행했고, 지난달에도 철도보호지구에서 건축공사해위를 추가로 허가받았다. 현재 동인천역사 리모델링 공정율은 90%에 이른다. 협의회는 "수년간 이같은 일련의 허가과정은 점용허가를 연장한다는 것으로 간주했다"면서 "건물이 완공되는 시점에서 원상회복하라는 것은 정부를 믿고 투자한 상인들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설명회에선 영등포역사 임대상인들이 고성과 격한 표현을 쏟아내며 시종일관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영등포역사에는 임대업체만 123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올해 말 점용기간 만료 이후까지 초과계약한 업체는 17개다.
이날 시설공단 측에선 은찬윤 민자역사관리단장과 정현숙 계획총괄팀장 등이 나와 영등포역사 국가귀속에 대한 상인들의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점주들은 정부가 민자역사 국가귀속을 졸속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한 점주는 "국가가 하는 일이라 안정적으로 영업할수 있을 줄 알고 들어왔는데 '정리기간을 줄테니 나가라'는 이런 졸속행정이 어디 있느냐"면서 "정부가 어떻게 시정잡배처럼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따졌다.
앞서 국토부는 "올 연말 점용기간이 끝나는 민자역사는 약정기간이 끝나 관련 법률상 국가귀속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처리방안"이라며 "사업자가 원상회복 의무면제를 요청하면 원칙대로 국가귀속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까지 점용기간인 민자역사는 영등포역과 옛 서울역, 동인천역 등 3곳이다. 점용허가서와 국유철도운영 특례법에 따라 현재 역사를 점용중인 사업자가 원상회복 의무면제를 요청할 경우 면제가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토부는 해당 역사에 대해 국가귀속 결정을 내리더라도 입점업체 등 상인의 영업이 즉시 중단되는 일은 없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철도시설공단이 민자역사의 임대차 현황조사결과를 토대로 국가귀속 결정 후에도 입주업체가 무리없이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임시 사용허가 등을 통해 정리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 단장은 "연구 용역은 2014년과 2015년 1억원을 들여 진행 중"이라며 "아직 마무리가 안됐지만 국가 귀속 원칙은 정해졌기 때문에 점용기간 만료 이후에는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점용기간 30년은 원칙적으로 정해진 부분이고, 점용기간을 계속 연장할 경우 독점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 "롯데를 배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쟁입찰을 통해 기회의 공정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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