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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한번 빚 제대로 못 갚으면 절반 이상 신용회복 못해…3년 지나면 거의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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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채무불이행자 회복 이력 추적 조사

48.7%만 신용 회복, 채무 변제 가장 많아

회복률은 1년 이내 29.5%, 3년 이상은 1.1%

자영업자보다는 임금근로자 회복률 높아

채무불이행자는 104만명, 부채는 29조 넘어

빚을 갚지 못한 채무 불이행자 중 절반 이상이 신용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뒤 3년이 지나면 사실상 신용 회복이 불가능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 현황’에 따르면 2014년 신규 채무 불이행자(39만7000만명)의 신용회복 이력 추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의 48.7%만 신용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8.4%는 채무 변제로, 20.1%는 채무조정제도로 신용을 회복했다.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 현황을 실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앙일보

신용회복 소요기간별 차주 비중과 채무 불이행 경과기간별 신용회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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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1년 이내(60.5%)가 가장 많았다. 소요 기간별 신용회복자 비중은 1~2년(21.8%)과 2~3년(15.4%), 3년 이상(2.3%)이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용회복은 어려웠다.

채무불이행 경과 기간별 신용회복률은 채무불이행 발생 1년 이내가 29.5%였고 1~2년(10.6%), 2~3년(7.5%), 3년 이상이 1.1%이었다. 한국은행은 “채무불이행 발생 3년이 지나면 신용회복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축은행과 신용카드ㆍ대부업 등 비은행권에서 대출을 보유한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률이 낮게 나타났다. 금융권별 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률은 저축은행(35.6%), 신용카드(36.8%), 대부업(37.9%)이 은행(43.8%)과 상호금융(57.7%)보다 크게 낮았다. 상호금융에서 돈을 빌린 사람 중엔 농수산업 종사자가 많았다. 이들은 지역사회 평판에 대한 의식이 강해 채무 상환 의지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러 금융회사에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의 신용회복률(34.9%)은 비 다중채무자(63.0%)보다 훨씬 낮았다. 비 다중채무자의 부채 규모(1인당 평균 5218만원)가 다중채무자(9671만원)보다 작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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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신용회복률.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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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종류별로는 신용대출 보유자의 신용회복률은 42.1%에 불과했지만 담보대출 보유자의 회복률은 77.1%로 큰 차이가 났다. 또한 임금근로자(50.2%)가 자영업자(40.8%)에 비해 신용 회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이나 주부와 같은 기타 차주의 신용 회복률(68.3%)도 높았다. 이들의 경우 부채 규모가 소액인데다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채무조정제도가 있는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채무 불이행자수는 104만1000명으로 전체 대출자(1865만6000명)의 5.6%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 규모는 29조7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1388조3000억원)의 2.1% 수준이다.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는 70만1000명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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