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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LG V30 카메라 생산라인, 품질관리 첫 단계는 ‘먼지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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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현장]LG이노텍 광주공장

V30 출시 하루 앞두고 언론에 전격 공개

‘화장 금지·비비크림과 립스틱도 불가’ 사전 공지

꽁꽁 싸매고 7번 먼지 제거 후 비로소 입장

“1㎛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



한겨레

20일 엘지이노텍 광주공장 카메라모듈 생산라인 근무자들이 엘지전자 ‘V30’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부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엘지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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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지 말고 오세요. 비비크림과 립스틱도 안됩니다.”

엘지(LG)이노텍이 엘지전자의 대화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이(V)30’ 출시를 하루 앞둔 2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업단지에 있는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생산라인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사전에 공지한 것이다. “화장 한 기자는 공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엄포’를 놔, 기자들은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대가로 ‘생얼’을 노출해야 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6년 연속 세계 1위를 해온 엘지이노텍은 이 공장에서 브이30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만들고 있다. 이 곳에선 애플 ‘아이폰X’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도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모듈이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스마트폰 사용자가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이다.

카메라는 브이30의 핵심 기능이다. 조리개 값이 F1.6(렌즈의 초점거리를 렌즈 지름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깝게 낮아질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으로 스마트폰용 카메라 가운데 가장 낮고,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처음으로 디에스엘아르(DSLR) 카메라처럼 글라스(유리) 렌즈를 사용했다. 120도 광각에서도 가장자리 왜곡을 최소화해주는 ‘저왜곡 광각’, 화면 속 특정 대상을 영화 주인공처럼 흔들림없이 클로즈업할 수 있게 하는 ‘포인트 줌’ 등도 지원한다. 엘지전자 상품기획팀 이현주 책임은 “엘지이노텍의 뛰어난 카메라모듈 생산기술 덕”이라고 말했다.

카메라모듈 생산라인으로 들어가는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먼저 눈만 빼꼼히 보이게 하는 마스크를 쓴 뒤 방진복·방진화·방진모를 착용하고, 방진 장갑도 처음과 마지막에 두겹을 끼란다. 다 착용하고 나니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하다. 이후 접착 롤을 사용한 먼지 제거, 정전기 제거, 물을 사용한 방진화 바탁 세척, 에어 샤워, 다시 접착 롤을 사용한 먼지 제거, 손 세척 등 7단계의 먼지 제거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입장이 허가됐다. 기자들의 방진복 착용을 돕던 직원은 “근무자들도 똑같은 절차를 거친다. 1㎛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카메라모듈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이곳의 기준은 1세제곱피트(30㎝ 길이의 정육면체 크기)당 초미세먼지 5분의 1 크기의 먼지가 10개 이하로, 병원 수술실보다도 깨끗하다”고 말했다.

브이30용 카메라모듈 생산 공정의 핵심은 이미지 센서 위에 렌즈를 얹는 ‘액티브 얼라인’이다. 렌즈의 초점이 이미지 센서에 정확하게 맞춰져야 한다. 로봇이 최적 초점 지점을 찾아내 맞춘다. 엘지이노텍 광학솔루션개발팀 김원태 책임은 “이번에 첫 적용된 유리 렌즈는 빛 투과율이 높아 초점을 맞추기도 어렵다. 렌즈를 통과한 빛이 손실 없이 이미지 센서에 반영되는지, 대상이 왜곡 없이 표현하는지 등이 액티브 얼라인 공정 기술로 판가름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메라모듈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브이30 조립공장으로 보내지기에 앞서 정교하고도 모진 테스트를 거친다. 우선 떨리는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상태로 찍히는지를 시험한다. 1초에 최대 10번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사진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합격이다. 다음에는 대상을 왜곡하지 않는지를 검증한다. 김원태 책임은 “공정의 3분의 2가 성능 테스트”라고 말했다.

성능 시험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내구성 테스트를 거친다. 스마트폰에 장착한 형태로 1.5m 높이에서 철판 바닥에 반복해 떨어트리고, 초미세먼지가 가득한 통에 넣어 굴리기도 한다. 영하 40℃와 영상 80℃ 온도에서도 뒤틀림 없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전기충격을 받아도 괜찮은지 등도 테스트한다. 습도에 견디는 것까지 포함해 무려 15가지의 테스트를 거친다. 이현주 책임은 “양산 시작 뒤에는 불량률이 0%”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광주/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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