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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당초 예상과 부합, 이제 美 금리보다 北 리스크 중요”…美 양적완화 종료에 차분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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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고형권 “내년 3회 인상 시장 전망도 바뀔 것 없어”

조선비즈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0일 기준금리 동결과 보유자산 축소 실시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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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동결 및 보유 자산 정리 발표에 대해 정부 및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예상대로 진행됐다”는 반응이다. 결국 미국발 리스크는 사라진 상황에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강화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초 한국은행과 금융시장 안팎의 예상과 부합된 결과”라며 “보유자산 축소도 당초 발표대로라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점 도표에 큰 변화가 없어 금융시장에서 2018년 3회 정도의 추가 인상 전망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현재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더 큰 고려사항은 이제 미국 FRB의 움직임보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여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시장에서는 예상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고 차관은 "월별 자산축소 규모가 크지 않아 급격한 금리 상승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가장 큰 이유는 FRB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RB는 회복이 강건한 경로(strong track)를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FOMC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여전히 좋다는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은 FRB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단계(step)을 밟아가고 있고, 이러한 정책 기조는 FRB가 현재 미국 경제가 견조하게(substantial)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옐런 의장은 덧붙였다.

보유 자산 축소도 6월 공개된 계획대로다. 처음에는 매달 100억달러씩 줄이는 것으로 시작, 향후 1년 간 분기마다 보유 자산 축소 규모를 끌어올려 월 500억달러 규모까지 높이게 된다. 국채는 월 300억달러, 모기지는 월 200억달러씩 각각 정리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재 4조5000억달러인 보유 자산 규모를 2021년 3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FRB가 통화정책결정문과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보고서(SEP)에 따르면 FOMC에 참가하는 FRB 이사들과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총재들은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연 1.4%로 보았다. 현재 수준(1~1.25%)를 고려하면 다수가 0.25%포인트 정도의 추가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SEP 작성에 참여하는 FOMC 참가자 16명 가운데 다수(11명)가 연 1.25~1.5%를 내다봤다. 1.5~1.75%를 찍은 사람은 6월 4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이후 금리 전망도 대체로 비슷했지만 평균 대비 0.5%포인트 이상의 매파적 시각은 수그러들었다. 12월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향후 FRB가 금리 인상 속도를 약간 느리게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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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실업률 등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치도 소폭 상향 조정됐다. FOMC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월 2.1%에서 2.4%로 0.3%포인트 높였다. 내년은 경제성장률 전망(연 2.1%)은 변함이 없지만 실업률 전망치는 4.1%로 0.1%포인트 내려갔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부진한 물가상승률에 대해서 옐런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연 2% 정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물가상승률이 연 2%를 밑도는 이유는 어쩌면 미스터리에 가깝다”며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요인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아직 불완전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미국 국채 금리는 0.03%포인트 오른 연 2.27%를 기록했다. 12월 금리 동결 메시지 없이 금리 인상 및 보유자산 축소 신호를 다시 보내면서 소폭 상승한 것이다. 미국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대비 0.7% 오른 92.48였다.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

이를 반영해 21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원화 가치는 달러당 1132원60전으로 전일 대비 3원10전 올랐다.

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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