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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박정기의 공연산책]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헝가리안 씨어터 클루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실비우 푸카레트 연출의 줄리어스 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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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글] 아티스트에디터 박정기(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ㆍ연출가. pjg5134@munhwanews.com

▶ 공연메모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헝가리안 씨어터 클루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실비우 푸카레트 연출의 줄리어스 시저
- 공연명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
- 공연단체 헝가리안 씨어터 클루지(Hungarian Theatre of Cluj)
-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 드라마트루기 안드라 비스키(Andras Visky)
- 연출 실비우 푸카레트(Silviu Purcarete)
- 공연기간 2017년 9월 15일~17일
-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관람일시 9월 15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헝가리안 씨어터 클루지(Hungarian Theatre of Cluj) 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안드라 비스키(Andras Visky) 드라마트루기, 실비우 푸카레트(Silviu Purcarete) 연출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를 관람했다.

실비우 푸카레트(Silviu Purcarete, 1950~)는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무대 연출을 공부했다. 그는 루마니아를 비롯해 유럽 유수의 극단에서 20여 년이 넘게 활동해오며 유럽의 전설적인 연출가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그의 작품들은 루마니아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비평을 얻고 수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특히 영국에서 많이 공연되었으며 현재 자신의 개인 극단이 있는 파리에서 거주하고 있다.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1991) 비평가 상 및 하마다 재단 우수상, 몬트리올 의 아메리카 대륙 축제 (1993)에서 최고의 외국 공연 상, 최고의 연극 연출을 위한 골든 글로브 피터 브룩 상(1995), Dublin Theatre Festival의 비평가 상(1996), 그단스크 세익스피어 국제 영화제 심사 위원 특별상(2006), 영화배우 윤정희가 2011년에 받은 적이 있는 "프랑스 문학과 예술 슈발리에 훈장(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그리고 루마니아 별 훈장(l'Ordre roumain de l'Etoile) 등을 받았다.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에 발생한 시저의 암살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이 극에서 고대 로마의 공화정과 왕정의 두 다른 정치체제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로마의 역사를 통하여 영국의 엘리자베스 조 시대의 현실정치를 조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당시에 시저를 왕정주의자로, 브루투스를 반 왕정주의자로 보는 시각이 있었는가 하면, 로마의 원로원을 영국의 왕실로, 시저를 왕정의 반역자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시저를 왕정주의자로 보건 반왕정주의자로 보건 셰익스피어는 시저와 브루투스의 죽음을 통하여 한편으로는 왕정수호의 정당성과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왕정의 위험성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의 백미는 이러한 정치적 주제가 시저, 브루투스, 안토니, 캐시우스 등의 연설과 행동을 통하여 독자에게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전달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는 지난 4세기 동안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도 계속 읽혀지고 공연되어질 것이다.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에서는 시저의 죽음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이루고 있다. 극의 전반부에서는 브루투스와 캐시우스를 위시한 반시저주의자들이 독재정치에 항거하기 위하여 분연히 일어나 시저의 암살을 모의한다. 캐시우스는 브루투스에게 시저가 왕이 될 경우 로마인들이 일인 전제정치로 얼마나 신음할 것인가를 웅변적으로 이야기하고 브루투스는 로마의 정의를 위하여 시저를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캐시우스는 캐스카, 트레보니우스, 리가리우스, 메텔루스 심버, 시나 등의 인물들을 규합하여 구체적인 암살계획을 추진하다. 브루투스는 부인 포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위가 개인적인 원한이 아닌 로마의 자유를 위한 행동임을 강조한다.

시저는 부인 캘퍼니아, 예언자, 아르테미도루스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로원에 출근을 한다. 때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이었다. 메텔루스 심버가 동생의 시민권을 복권해 달라고 간청을 하는 척하는 사이 시저를 둘러싼 암살자들은 캐스카의 구호에 따라 일제히 시저에 달려들어 그를 난도질한다. 브루투스의 마지막 일격을 받은 시저는 "브루투스 너 마저도"(Et tu, Brute?)라는 말을 남기며 쓰러진다.

시저의 죽음 이후 브루투스 일당이 로마를 잠시 장악하나 시저의 장례식 때 안토니는 "저는 시저를 장사하러 왔지, 칭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로 시작되는 명연설을 통하여 로마시민들을 선동한다. 결국 그는 암살자들을 로마에서 축출하고 정세를 반전시킨다.

4막에서는 3막까지의 긴박감과 생동감이 반감이 된다. 제1차 삼두정치의 주인공이 될 안토니, 옥타비우스, 레피두스가 모여 시저의 암살에 가담한 자 중 처형자 명단을 작성한다. 한편으로는 시저 암살의 주역인 브루투스와 캐시우스가 군자금과 관련하여 감정대립을 하나 곧 화해를 한다. 이어서 브루투스와 캐시우스는 안토니와 옥타비우스의 연합군과의 전투를 준비한다.

홀로 진영에서 밤새 책을 읽고 있는 브루투스에게 시저의 망령이 나타나 그의 죽음을 암시한다. 5막에서는 브루투스와 캐시우스의 군대가 안토니 옥타비우스의 군대와 싸우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브루투스는 옥타비우스의 군대에 승리를 거두나 캐시우스는 안토니의 군대에 패배한다.

캐시우스는 절망한 나머지 노예에게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하고 후에 브루투스도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자결한다. 안토니와 등장하여 브루투스가 진정한 로마인이었음을 칭찬하고 시저 암살 후 2년 동안 계속된 로마의 내전이 종식되었음을 선포한다.

무대는 배경에 긴 식탁 두 개를 가로 연결시켜 출연자들이 오를 수 있게 했고, 무대 하수 쪽에 십 여 개의 의자를 줄줄이 가로 놓아 장면변화에 따라 이동 배치시킨다. 상수 쪽에도 탁자와 의자를 배치하고, 중앙에는 바퀴가 달린 침대, 환자이동의자, 여행용 가방, 혈액 색깔의 염료가 들은 동이 등을 들여오고 내 가고 한다. 커다란 종이 곽 속에 출연자가 들어가 일어섰다 앉았다 하며 뚜껑을 열고 닫는다.

배경에 긴 막을 늘어뜨려 조명으로 색의 변화를 주고, 무대전체를 차단할 수 있는 중간 비닐 막을 내리는가 하면, 대단원에서는 프로시니엄 아치 꼭대기에서 분수처럼 물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도록 설치해 마치 폭우가 쏟아져 내리는 느낌이 들도록 연출을 했다.

검은 색 코트에 검은색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짚는 여성 예언자를 제외한 출연자들은 모두 백색의 실내복 같은 의상 차림을 했고, 후반부에는 백색 천으로 음부만을 가린 채 등장해 긴 식탁 위에 한꺼번에 올라가 집단 연기를 벌인다. 유일한 흑인 연기자가 하인으로 출연한다.

특히 연극의 도입에는 객석 2층에서 출연배우의 부르짖음에서부터 연극이 시작되고 1층 객석 복도에서 많은 장면이 연출된다. 독특한 것은 시저의 반려견 엔젤이 등장해 시종일관 무대와 극장을 누빈다.

루마니아는 헝가리어를 사용하는 관계로 배우들은 헝가리어로 대사를 하고, 프로시니엄 좌우 벽과 상단에 한글자막영상이 투사된다.

졸트 보그단(Zsolt Bogdan)이 줄리어스 시저, 미클로스 바츠(Miklos Bacs)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가보르 비올라(Gabor Viola)가 부루투스, 사볼츠 발라(Szabolcs Balla)가 카시우스, 에모케 카토(Emoke Kato)가 칼푸르니아, 에니코 기요르기야카브(Enio Gyorgyjakab)가 포셔, 칠라 알베르트(Csilla Albert)가 예언자, 발라즈 보돌라이(Balazs Bodolai)가 하인 그 외에 다수 연기자가 출연해 제대로 된 발성과 정확한 대사 그리고 감정표현으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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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및 의상디자인 드라고스 부하지어(Dragos Buhagjar), 작곡 바실레 실리(Vasile Sirli), 조연출 이쉬트반 알부(Istvan Albu), 드라마트루기 보조 레카 비로(Reka Biro), 음악감독 졸탄 호르바스(Zoltan Horvath), 무대감독 팔 부이테(Pal Bojthe) 졸트 기료르피(Zsolt Gyorffy) 등 스텝진의 기량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헝가리안 씨어터 클루지(Hungarian Theatre of Cluj) 의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원작, 안드라 비스키(Andras Visky) 드라마트루기, 실비우 푸카레트(Silviu Purcarete) 연출의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를 연출가와 출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루마니아 연극이 대한민국연극과 마찬가지로 세계 정상급 수준임을 천명하는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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