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경기장서 8번째 내한공연
드림시어터의 존 마이엉과 존 페트루치 |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드림시어터'(Dream Theater)는 '이것이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다' 라고 선언하는 듯했다.
평균 나이 54세의 중년 밴드지만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정교하고 웅장한 연주는 건재했다.
16일 오후 6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드림시어터의 공연은 발매 25주년을 맞은 명반 '이미지스 앤 워즈'(Images and Words)의 전곡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날 공연에는 3천 명이 모였다. 2000년 첫 내한 이후 무려 여덟 번째 방한이지만 여지없이 매진.
지난달 미국 록밴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내한 때 그러했듯 예매 관객의 80%는 30대 이상 남성이었다. 그러나 공연장에는 10∼20대도 곳곳에 포진해 드림시어터가 여전히 젊은층을 흡수하는 현재 진행형의 전설임을 증명했다.
드림시어터 |
분위기를 띄울 필요조차 없었다.
'더 다크 이터널 나이트'(The Dark Eternal Night)부터 공기는 삽시간에 펄펄 끓어올랐다. 스탠딩석에도 좌석이 마련돼 있었지만 아무도 앉지 않았다. 드림시어터가 '애즈 아이 엠'(As I am), '풀 미 언더'(Pull me under) 등 20곡 가까이 쏟아내는 3시간 내내 허공에 주먹을 날리고 발을 굴렀다.
특히 명곡 '테이크 더 타임'(Take the time)에선 한국 특유의 '떼창'이 터졌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서라운디드'(Surrounded)가 연주되자 일부 남성들은 팔뚝으로 눈가를 훔치며 흐느꼈다.
베이시스트 존 마이엉, 키보디스트 조단 루데스, 기타리스트 존 페트루치, 드러머 마이크 맨지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석 같았다.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완벽한 호흡으로 장엄한 메탈의 오케스트라를 완성했다.
특히 공연장에 모든 조명이 꺼지고 멤버에게 차례로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져 솔로 연주를 할 때마다 관객들은 숨죽이며 명연주자를 향한 애정과 존경을 표시했다.
보컬 제임스 라브리에는 "한국에 3년 만에 돌아왔다. 환상적이다"라며 "'이미지스 앤 워즈'가 처음 나왔을 때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는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드림시어터의 제임스 라브리에 |
오후 8시 34분 정규 공연이 끝나자 앙코르 요청이 쏟아졌고, 드림시어터는 20분 넘게 '어 체인지 오브 시즌스'(A change of Seasons)를 선사했다. 존 페트루치는 관객석으로 기타 초크를 던지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관객 전찬수(42) 씨는 "25년 전 '이미지스 앤 워즈' 앨범을 들었을 때 앞으로 이런 음악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란 생각에 충격적이었다"며 "다시 들어도 여전히 드림시어터의 음악은 너무나 좋았다. 진심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드림시어터는 1985년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존 마이엉을 비롯해 마이크 포트노이, 존 페트루치가 결성한 밴드 '머제스티'에서 출발한 밴드다.
1989년 드림시어터라는 이름으로 정규 1집을 낸 뒤 몇 차례 멤버가 바뀌었지만 세계적으로 1천200만 장이 넘는 앨범을 팔며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상징이라는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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