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소시지의 '프리미엄' 버전
콰트로치즈, 참치마요 2가지 맛 출시
꽉 들어찬 내용물..."치즈 풍미 우수"
개당 1800원 이르는 가격은 부담
어릴 적 동네 슈퍼를 가면 꼭 그랬다. 형형색색 화려한 주전부리 앞에 매료된 꼬마들은 연신 엄마를 외쳐댔다. “저건 이 썩는다.” “이건 어제도 샀잖니.” “네 아빠한테 사달라고 해라.” 그러다 등짝을 몇 대 얻어맞으면, 가장 ‘만만한 것’이라도 얻어내리라는 오기가 생긴다. 그럴 때 눈에 들어오는 건 껌, 사탕, 그리고 탱탱한 귤색 옷을 입은 ‘천하장사 소시지’.
진주햄이 1985년 출시한 천하장사 소시지는 어느덧 ‘국민 소시지’가 됐다. 출출할 때 즐기기 좋은 용량과 가격으로 서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팔려나간 것만 33억 개를 넘겼다. 탄생 후 33년, 천하장사 소시지가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진화를 택했다. 얇디얇은 소시지 안에 콰트로치즈와 참치를 그득하게 채워 넣은 ‘더블링’을 출시, 고급소시지 시장을 노린다.
◇ 소시지의 속살에 숨겨진 차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블링은 진주햄의 야심작이다. 천하장사 소시지의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신념 아래 탄생했다. 더블링은 총 2가지 맛이 출시됐다. 이 중 ‘더블링 콰트로치즈’는 4가지 치즈(고다치즈, 에멘탈치즈, 모차렐라 치즈, 체다치즈)를 혼합해 넣었고, ‘더블링 참치마요’는 이름그대로 참치와 마요네즈로 채웠다.
초반 기세는 좋다. 더블링은 출시와 동시에 ‘SNS 스타’가 됐다. 16일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더블링 관련 게시글만 1000개를 넘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우리가 알던 천하장사 소시지가 진화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슈다. 여기에 ‘비주얼’이 한몫했다. 더블링은 기존 소시지들과 달리 낱개 스틱 제품을 하나씩 개별 포장했다. 소시지치곤 고급스럽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이점은 ‘속살’이다. 포장을 벗겨 낸 더블링 겉모습은 기존 천하장사 소시지와 유사하다. 흔히 아는 오동통한 어육 소시지다. 그러나 잘라봐야 진정한 차이를 알 수 있다. 과도로 소시지를 갈라봤다. 더블링 콰트로치즈는 마치 치즈스틱과 같은 속살을 드러낸다. 진득한 치즈가 어육소시지 단면을 타고 흐른다. 속이 치즈로 꽉 찼다. ‘어중간한’ 치즈향만 풍기는 소시지와는 확실히 다르다. 더블링 참치마요는 겉보기엔 아리송하다. 작은 참치김밥 같다.
맛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소시지니까, 천하장사니까 그랬다. 식감이 그려졌다. 한입 베어 물어봤다. ‘오!’ 더블링 콰트로치즈, 확실히 맛있다. 고체형 치즈가 알알이 박혀있는 기존 치즈소시지보다 풍미가 좋다. 치즈가 물컹물컹 씹히는데, 생각보다 짜지 않고 담백하다. 더블링 참치마요는 어떨까. 이 제품은 사실 참신한 조합만큼, 참신한 맛을 선보이진 않는다. 담백한 참치와 담백한 소시지의 만남은 준수한 결과를 낸다. 다만 조금은 퍽퍽하고 심심하다.
◇ 좋아진 맛, 그만큼 올라간 가격
더블링 두 개를 먹고 나니 어릴 적 만만하던 그 천하장사가 아니다. 괜찮은 간식을 즐긴 느낌이다. 포만감이 꽤 있다. 열량도 의외로 낮다. 더블링 콰트로치즈 65칼로리, 더블링 참치마요는 60칼로리다. 야식으로도 부담 없이 즐길 만하다.
다만 높아진 질(質)만큼 가격도 올랐다. 더블링은 개당 가격이 1800원이다. 일반 천하장사 소시지 15g짜리 40개 묶음가격이 6000~70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 어릴 적 그 천하장사 소시지를 생각하고 가볍게 몇 개 즐기려다가는 한 끼 식사만큼의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박 기자의 ‘개인취향’ 평가>
- 맛 : ★★★☆
- 가성비 : ★★★
- 재구매의사 : ★★★
- 총평 : 달라진 맛에 ‘엄지 척’, 올라간 가격에 ‘시무룩’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