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맞을 각오 없으면 팀 떠나라” 방망이 휘두른 고교야구 코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맞을 각오가 안 돼있으면 팀을 떠나라”며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때린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가 입건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 A(38)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훈육을 빌미로 야구부 소속 선수 20여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훈련 때도 별다른 이유 없이 선수들을 때리고, 몰래 휴대전화를 쓰거나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야구 배트로 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시로 주먹을 휘두르며 “나에게 맞을 각오가 안 됐으면 팀을 떠나고 운동을 그만둬라”며 으름장을 놨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일부 학생은 폭력을 견디다 못해 야구를 그만뒀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생들을 훌륭한 선수로 키우고, 팀 성적도 올리기 위해 훈육 차원에서 체벌한 것”이라며 “운동부의 기강을 세우는 데 필요한 조치였을 뿐 폭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해당 고등학교 야구부 코치로 일하기 시작한 A씨는 부임 초기부터 폭력을 휘둘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등으로부터 수년간 방치된 폭력은 최근 야구팀 소속 다른 코치가 해당 사건을 문제 삼으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받은 진술 내용만으로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고 판단해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며 “선수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 중”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