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9일 2차 휴업은 여전히 미정
학부모 “아이들 데리고 장난치나” 분노
16일 오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오는 18일 전국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을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오후 5시께 교육부와 간담회를 갖고 휴업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10시간 만에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이에 많은 학부모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 단체의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유총은 16일 오전 3시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가 합의사항이라고 보내온 것과 애초 합의사항을 비교하니 ‘공·사립 구분없는 평등한 학부모 지원방안 마련’ 등이 빠져 있었다. 교육부가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보고 18일 휴업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또 한유총은 집단 휴업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원장을 모아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유총 투쟁위원회는 이날 소속 유치원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저희 협상팀은 교육부 브리핑이 있다고 하여 15일 광화문 정부청사를 다녀왔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를) 만나본 결과 우리의 요구안과는 심각한 의견차를 느끼면서 18일 집회와 휴업은 원안대로 더욱 강력하게 진행할 것을 공지해드린다”고 밝혔다.
최정혜 이사장 등 한유총 임원진은 전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춘란 차관 등 교육부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연 뒤 집단 휴업을 철회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도 간담회 직후 “교육부와 사립유치원간의 소통이 충분하지 못한 점에 공감하고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유아교육현장의 사립유치원 관계자 등이 적극 참여한 가운데 충분히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교육부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휴업 철회를 조건으로 정부가 한유총과 구체적인 약속을 주고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유총 내부에서는 최 이사장 등이 교육부와 만나 현재 22만원인 사립유치원 유아학비 지원금 인상 등에 관한 구체적 합의를 얻어내지 못한 채 휴업 철회를 선언했다는 사실에 대한 강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특히 집단 휴업 사태를 주도하는 투쟁위원회 기류가 강경했다. 한유총 투쟁위 관계자는 ‘휴업 철회 선언’ 직후 “한유총 수뇌부가 투쟁위원회와 전혀 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자신들 마음대로 교육부와 만나 합의한 것”이라며 “휴업 철회에 관한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단 휴업을 놓고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듭한 한유총의 행태에 대한 사립유치원생 학부모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집단 휴업과 휴업 철회에서 다시 ‘휴업 철회 번복’까지, 대체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누구를 위해서 이런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특히 주말 사이 불과 10시간 만에 휴업 철회와 휴업 강행 등 한유총의 태도가 180도 바뀐 탓에, 상당수 사립유치원생 학부모는 18일 휴업 여부에 관한 제대로 된 안내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18일 휴업 강행과 별도로 한유총이 애초 예고했던 25~29일 2차 집단 휴업은 여전히 미정이다. 한유총 관계자는 “18일 대규모 집회와 휴업은 다시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25일부터 시작될 2차 휴업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유총의 휴업 철회 취소와 관련해 교육부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정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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