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 대가 고급시계 받은 혐의' KT&G 전 노조위원장, 2심도 무죄

노사관계에서 사측의 입장을 반영해준 대가로 사장으로부터 금품을 건네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T&G 전 노동조합 위원장이 1심과 같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KT&G 전 노조위원장 전모씨(59) 사건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씨가 노사 분쟁 처리와 합의 과정에서 민영진 전 KT&G 사장이나 회사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 전 사장은 제3자로부터 받은 선물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씨에게 건넸다"며 "노사관계 관련 청탁을 하기 위해서 가치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물건을 공개적으로 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2010년 7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노조 반발을 무마하고 합의를 성사시켜준 대가로 민 전 사장에게서 시가 약 4500만 원의 스위스제 '파텍 필립' 시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기소됐다.

당시 KT&G는 명예퇴직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에 극적으로 합의한 직후였다. 사측이 2010년 명퇴제를 도입하려 하자 노조는 삭발식을 여는 등 크게 반발하다가 그해 6월 합의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