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개발 사상 최초로 美 영토 사정권
증원전력 타격, 한미 작전계획 변경 불가피
북한이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이동식발사차량에서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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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지 하루 만에 실전배치를 선언했다. 북한의 미사일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영토를 겨냥한 미사일을 실제 전력화한 것이다. 또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 주요 전략자산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어서,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우위에 한 걸음 더 올라서게 됐다는 평가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이 전날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참관한 사실을 전하며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되고 운영성원들의 실전 능력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는 김정은의 발언과 함께 "화성-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되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화성-12형을 공개적으로 발사한 것은 앞서 5월과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발사는 수직에 가까운 고각발사로 엔진 추력을 시험했고, 이후 두 차례는 30~45도로 쏘는 정상각도로 발사해 실전능력을 검증했다. 화성-12형의 추진체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몰래 도입한 추력 80톤의 신형 엔진이 장착돼 있다. 특히 15일 발사에서 3,700㎞를 날아가 미국령 괌 기지를 겨냥할 수 있는 사거리와 정확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북한의 동해안인 원산 기준으로 괌은 3,300㎞ 떨어져 있어, 화성-12형의 사거리에 포함된다.
북한이 이번에 전력화를 선언한 것은 화성-12형 미사일 운용을 위한 별도의 부대를 창설하고 교범을 마련해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화성-12형의 전략적 능력이 확증됐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 특히 1970년대 이후 본격화된 북한의 미사일 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미 영토를 겨냥할 수 있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북한이 그간 배치해 운용한 스커드(사거리 700㎞ 이하)와 스커드-ER(사거리 1,000㎞), 노동(사거리 1,300㎞) 미사일은 작전 범위가 한반도와 주일미군기지에 그쳤다.
북한은 특히 최근까지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해왔다. 괌에는 B-1, B-2 등 각종 전략 폭격기들이 주둔해 있어 화성-12형의 전력화는 괌에 주둔하고 있는 전략자산 운영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미국 전략자산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핵우산에서 격리되는 꼴 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의 전략폭격기는 한반도 유사시 초기에 북한의 방공망을 제압하는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북한의 화성-12형 전력화로 한미 입장에서도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계획 수정이 뒤따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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