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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커버스토리 - 나도 선생님인데]“대통령·교사·임용고시생·학생 등 이해당사자들 모여 대토론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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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신 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사회적 합의 없으면 해결 어려워

경향신문

민주노총 추천으로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에 참여했던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사진)은 지난 11일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정규직 전환 대상에 유치원 돌봄·방과후과정 강사만 선정된 데 대한 반발이다. 이 소장은 절박한 비정규직과 임용고시생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대통령, 교육부 장관, 정규직·비정규직 교사, 임용고시생, 사범대생, 교대생, 학부모, 학생 등 이해당사자가 모두 모인 대국민 토론회를 제안했다.

- 교육부 전환심의위원회 위원직에서는 왜 사퇴했나.

“결과적으로 정규직 전환은 ‘제로’다. 유치원 돌봄·방과후과정 강사는 이미 압도적 다수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직종이다. 실망이 컸을 비정규직 선생님들에게 속죄하고 정부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서 사퇴했다.”

- 교육부의 대응은 어땠나.

“교육부가 이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아니면 비정규직 당사자를 우습게 생각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본다. 고용노동부가 애초에 마련한 가이드라인에서 기간제 교사는 제외돼 있었다. 제외된 직종이라면 그만큼 쉽지 않은 문제라는 뜻이다.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 사회적 합의 과정이 없었다.

“교육 부문은 제일 마지막에 다뤘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교육 문제가 중첩되니 노동 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어서 답이 보이지 않았다. 학부모까지 이해당사자로 나선다. 임기 초 개혁동력이 있을 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의 조급함은 이해를 한다. 그러나 중장기적 로드맵과 사회적 합의 없이 풀기 어렵다.”

- 현직 교사들의 반대 여론이 높았다.

“현직 교사, 교대생, 사범대생, 임용고시생의 부정적 여론이 전방위적이고 압도적이었다. 이번에 교육공동체가 무너졌다고 본다. 기간제 교사 앞에서 정규직 교사가 반대서명하고. 아이들이 보고 뭘 배우겠나. 정부 책임이 무겁지만 정부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현직 교사, 임용고시생, 교대생, 사범대생 심지어 학부모까지 반대하는데 솔직히 정부가 무슨 배짱으로 할 수 있나. 그 부분에서 전교조의 역할이 있어야 했다. 전교조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교육 부문 비정규직 양산에 반대하고 싸웠다. 그 점을 인정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낸 전향적 정책에 발 맞춰서 무엇을 했는지는 묻지 않을 수 없다.”

-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대통령, 교육부 장관, 정규직·비정규직 교사, 학부모, 학생까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나와 전 국민적인 대토론회를 해야 한다. 그저 정규직 일자리 하나만 두고 싸우는 불나방 같은 논쟁이 아니라 상생의 방안을 찾는 자리가 필요하다. 물리적으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가 숙의민주주의로 넘어가야 할 첫 번째 사안이 됐다. 비싼 수업료 내면서 여러 가지 학습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중 학교 비정규직 비율이 절반에 가깝다. 여기서 실패하면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실패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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