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뒤 언론에 “합의한 게 아니고 결정된 것 없다” 발언
한유총 “휴업 철회만 목적...보도 나가고 교육부가 뒤집어”
합의사항 확인과정서 입장 차 드러나자 집단휴업 강행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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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사립유치원의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집단 휴업 철회’를 발표한지 10시간 만에 이를 번복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유총에 따르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이 합의 결렬의 불씨가 됐다.
한유총 관계자는 16일 “교육부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서 언론 보도를 통해 교육부 관계자의 ‘합의한 게 아니다’란 발언을 접하게 됐다”며 “이어 교육부에 합의사항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받아보니 내용 없는 속빈강정이라 분노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집단 휴업 철회’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뒤 자신들과의 합의사항을 뒤집었다고 보는 것이다.
한유총이 교육부와 합의한 내용은 크게 △정부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지원금 인상 △제2차 유아교육발전 기본 5개년(2018~2022)계획 수립 시 한유총 참여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기여금 인정 등이다.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은 교육부와 이런 내용을 합의한 뒤 “지난 수 십 년간 유아교육을 집행해온 사립유치원들은 미래의 유아교육도 책임지겠다”며 “정부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가 그 뒤 “누리과정비나 제2차 유아교육발전 기본 5개년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해보자고만 말씀드린 것이지 합의한 게 아니다.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유총은 교육부 측에 합의사항을 문서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본 한유총 측은 입장 차를 확인한 뒤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교육부에 합의사항을 보내줄 것을 요청해 받아보니 ‘검토하겠다’, ‘노력해 나가겠다’는 두리뭉실한 내용뿐이었다”며 “지난해 6월 휴업을 예고했을 때도 교육부가 비슷한 약속을 하고 문서로도 남겼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오로지 휴업 철회 발표만이 목적이었고 애초에 합의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유총은 지난해 6월 휴업을 계획했다가 철회할 때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공문과 협의를 통해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의 부담경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휴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한유총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립 구분 없는 평등한 학부모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사립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이 국공립보다 많은 데 이를 무상교육으로 전환하고 공·사립이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아 1인당 누리과정 지원 단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0만원 인상한 42만원으로 올려 사립유치원 학부모 부담금을 낮춰달라는 요구다.
한유총은 기존 계획대로 오는 18일 집단휴업을 강행한다. 이날 오전 10시 여의도 앞에서 ‘불평등한 유아교육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교육부는 한유총이 집단휴업을 강행하면 유아교육법 30조에 따라 정원·학급 감축, 유아 모집 정지, 재정 지원 축소 등 행정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전국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 4291개 사립유치원 가운데 18일 휴업에 참여하는 유치원은 전체 55% 수준인 2400여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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