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탐사선 카시니/사진=NASA |
“15일 오전 4시 55분(현지시간) 카시니에서 오는 신호가 끊겼다. 우주선 임무는 끝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 미션컨트롤팀 매니저 얼 메이즈는 20년에 걸친 우주 탐사 여정을 마친 무인(無人)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호의 최후를 이렇게 알렸다.
지난 1997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한 카시니는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했으며,이 궤도를 300여 차례 돌았다. 이 과정에서 토성 위성인 타이탄의 액화메탄바다, 또 다른 위성인 엔켈라두스의 지하바다 등을 발견하는 공로를 세웠다.
특히, 카시니는 엔켈라두스 남극의 수증기 기둥을 통과할 때 얼음층에서 치솟는 수소를 발견,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알려왔다.
이날 NASA 제트추진연구소 국장 마이크 왓킨스는 "우리가 과학책에서 토성에 대해 배운 지식 중 대부분은 카시니가 보내온 것"이라고 말했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지난 13일 찍어 지구로 전송한 토성 고리의 모습/사진=NASA |
카시니는 지난 4월 22일 토성 고리 안쪽으로 진입하며 마지막 여정을 준비했다. NASA 측은 연료를 거의 소진한 카시니를 우주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미래 토성 탐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판단, 우주 공간에서 파괴하는 처리 방식을 결정했다.
카시니는 우주 산화에 앞서 '굿바이 키스'로 불리는 최후의 임무를 진행했다.
이날 새벽 3시 30분 카시니는 시속 7만7000마일의 속도로 토성 대기권에 진입, 뜨거운 마찰열과 만나면서 유성이 타는 형태로 산화돼 우주 공간에서 해체됐다.
이 과정에서 카시니에 탑재된 장비 12개 중 10개가 최후 순간까지 작동해 토성의 대기 구성을 분석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다.
토성 대기권은 수소와 헬륨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구성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카시니가 이때 수집한 데이터는 83분 후 NASA 제트추진연구소 통제센터에 전달됐다.
과학자들은 카시니가 토성 대기에서 수집한 자료를 보내는 동시에 불타 사라진다고 해서 이 탐사선의 마지막 임무를 '죽음의 다이빙(Death Dive)'이라고 불렀다.
류준영 기자 joo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