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계속된 비로 인해 6개월 연속 10만 명을 넘었던 건설업 신규 취업자 수가 8월엔 3만4000명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희망적 현상도 없지 않다.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이 지난달부터 본격 집행에 들어간 만큼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예산이 내년에 역대 최대 규모로 삭감될 예정이어서 비가 안 와도 건설경기 위축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SOC에서 1조 원의 예산이 줄면 일자리 1만4000개가 사라진다는 건설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이 22.5%(114만 명)로 1년 전보다 1%포인트 높아진 점이 우려스럽다. 청년 4∼5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자라는 얘기다. 정부가 지난달 공무원 2575명을 충원하는 원서 접수를 시작하면서 수십만 명의 취업준비생이 양산된 측면이 있다. 공공부문 채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면서 되레 실업자를 만들어낸 정책 딜레마다.
정부의 ‘기업 옥죄기’ 정책으로 인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신규 채용이 정체된 현실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기존 취업자에 대한 보호는 강화되는 반면 미취업 청년들의 기회는 줄어드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경기가 L자형 불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구조개혁이 지연돼 잠재성장률은 점점 더 하락하는 추세다.
결국 민간의 고용 창출 능력을 키우는 정책 말고는 대안이 없다. 기업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는 어떤 청년실업 대책도 근본 처방이 되기 어렵다. 소비를 위축시키는 가계부채를 정교하게 관리하는 한편 규제개혁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도록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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