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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설] 지지율 믿고 '野大' 무시하면 스스로 발목 잡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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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해 "야당의 적폐 연대"라고 비난했다. 청와대는 "헌정 질서를 정략적으로 악용한 나쁜 선례"라고 했다. 김 후보자 인준안이 왜 부결됐는지 자성은 한마디도 없었다. 김 후보자 동의안이 부결된 데는 사법부 코드 일색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이에 대해 숙고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뜻이다.

새 정부는 야당과 '소통' '협치'하겠다고 말은 수도 없이 했다. 실제로는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무기 삼아 정반대로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은 야 3당이 한목소리로 반대한 장관들의 임명을 강행했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야 3당의 일치된 견해를 무시하면서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무언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야당과 소통하는 일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한 모습이다. 그가 거의 매일 내놓다시피 하는 독설은 갈 길 바쁜 정부 앞에 넘기 힘든 장벽을 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맹비난한 그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가 협치"라고 했다. 그런데 이 총리도 다음 날엔 여당 의원들의 성화에 야당을 겨냥한 정치 보복성 수사에 나설 것처럼 답변했다. 국정 발목을 스스로 잡는다는 생각까지 든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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