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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아이만 내렸어요" 엄마가 소리쳐도 안 서고 달린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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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기사 처벌하라" 분노

기사는 "2차로 들어가 못세워"

지난 11일 오후 7시쯤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오후 6시쯤 건대역 근처 정류장에서 어린아이가 혼자 내리자 엄마가 문을 열어달라고 울부짖으며 부탁했는데도 240번 버스 기사가 운행을 계속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어머니는 다음 정류장(건대입구 4거리)에서 내려 아이를 찾으러 뛰어갔다. 딸(7)을 찾고 난 다음엔 자양1파출소를 찾아 버스 기사를 신고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11일 밤부터 버스운송사업조합 조합 홈페이지엔 '240번 버스 기사를 처벌하라'는 글 수십 건이 게시됐다.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240번 버스 기사를 고발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시내버스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서울시는 12일 오전 버스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하고 기사 김모(60)씨에게서 경위서를 받았다. 시에 따르면 김씨는 오후 6시 20분 건대역 정류장에서 16초간 출입문을 열었다. 이 정류장에서 10명이 내렸는데 3명이 어린이였다. 김씨는 문을 닫고 10m를 운행해 편도 3차로 도로의 2차로에 진입했다. 버스가 출발한 지 10초 뒤 김씨는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시는 이 시점에서 김씨가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10m를 운행한 뒤 승객 한 명이 내리지 못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미 2차로로 진입한 뒤라 세울 수가 없어 다음 정류장까지 갔다"고 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버스 승·하차를 금지하고 있다. 건대역 정류장과 건대입구 사거리 정류장은 280m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만간 버스 기사가 당사자인 아이 어머니를 만나 사과하기로 했다"고 했다.

12일 오후엔 김씨의 딸이라고 밝힌 여성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버지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아주머니(아이 어머니)가 '아저씨!'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이를 동반한지 몰라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세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아이 어머니가 울부짖었다는 표현에 대해서도 '과장된 것'이라고 했다.

[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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