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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발언대] 사회적 기업 육성法… 한국은 10년째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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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용갑 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


사회 문제를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동하는 기업가들이 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사회적 기업가', 이런 기업을 '사회적 기업'이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사회 문제도 골칫거리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아이템이 된다. 이것이 때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정책보다 효율적 방법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준다.

'토도웍스'라는 벤처기업은 수동 휠체어를 전동 조작이 가능하게 개발해 장애인의 이동성을 확장시켜 삶의 질을 높여주었다. 기업 대표가 딸의 친구를 위해 만든 휠체어가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장애인이 혜택을 보게 됐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최빈국 아이에게도 새 신발을 전달하는 '원 포 원(One for one)' 기부 모델로 유명한 '탐스'의 착한 비즈니스는 뉴욕 보그지에 실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개국 교육 앱 1위이고, 미국 1000여 개 학교가 교재로 택한 프로그램인 '토도수학'을 만든 사회적 기업 에누마는 학습 부진 아동을 도우려는 열정에 공감한 실리콘밸리 투자자로부터 성장 기회를 얻었다.

우리가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한 지 10년을 맞았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국민이 많다. 왜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도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유럽은 사회적 기업의 일자리 비율이 전체의 7%인 반면 한국은 0.4%에 불과하다. 사회적 위험과 갈등 요소는 갈수록 늘고, 사회복지 서비스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사회를 변화시킬 비전을 제시하고 행동하는 기업가와 기업을 더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지원금 제공을 넘어 공공 판로 개척 등 더 많은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기반을 강화하고, 지원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또 기업들은 사업 노하우 공유와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동반성장에 나서야 한다. 이렇게 기업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많은 국민의 참여와 응원이다.

[김용갑 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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