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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빈혈 증상 땐 정확한 진단이 먼저… 원인 모른채 철분제 복용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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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진 상계백병원 교수

세계일보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러우면 흔히 ‘빈혈’을 의심한다.

빈혈은 혈액, 특히 적혈구가 부족해 생긴다. 적혈구는 우리 몸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혈구가 부족하면 숨이 찬다. 운동할 때처럼 산소가 많이 필요할 때는 산소부족이 더욱 심해진다. 빈혈이 심하지 않을 때는 계단을 올라가거나 달리기, 등산 같은 운동을 할 때만 숨이 차다가 빈혈이 점점 심해지면 움직이지 않을 때에도 숨이 차게 된다.

빈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적혈구를 움직이는 기관은 심장인데 빈혈이 생기면 심장에서 피를 더 많이, 더 자주 돌려 산소 운반 양을 유지하려 한다. 즉, 심장이 과로를 하게 되므로 심한 빈혈이 지속되면 심장에 손상이 간다. 이 심장 손상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고령인 경우 심각하게 나타난다.

빈혈은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철분, 비타민 등 영양분이 부족해 발생하는 빈혈, 다른 이유들 때문에 골수에서 피를 잘 만들지 못해서 생기는 빈혈, 피가 깨지는 용혈, 출혈 때문에 생기는 빈혈 등 다양하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 같은 병이 있을 때, 위나 장에 대한 증상은 분명하지 않고 빈혈만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빈혈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원인을 밝혀 위험한 질병이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빈혈이 있어도 정확한 진단 없이 빈혈약을 먹는 건 위험하다. 빈혈약이라는 것은 철분제제를 말하는데 가장 흔한 빈혈이 철결핍빈혈이기 때문에 보통 철분제제를 빈혈약이라고 한다. 그러나 빈혈의 원인이 철결핍빈혈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철분부족이 아닌 빈혈에서는 철분제제를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철분이 너무 쌓여 해로울 수 있다.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의 경우 철분제제를 먹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몸 컨디션이 좋아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빈혈이 개선되려면 두 달 정도 복용해야 하며, 몸에 충분한 양의 철분을 저장하기 위해선 6개월은 더 철분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유영진(사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빈혈은 꼭 치료해야 하는 병이며 원인이 무엇인지 밝힌 뒤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녹차에 함유된 타닌 성분은 철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빈혈약을 복용할 땐 녹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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