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가까운 나이에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국내 무용수는 드물다. 서른아홉 살의 동갑내기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영철, 김지영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러나 해외에서 마흔을 넘어 활동하는 무용수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은 42세가 정년이며 일부 발레단은 45세를 넘어서도 활동할 수 있다.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떠밀려 30대 중후반에 은퇴하는 국내 무용계 풍토는 아쉽다. 더 아쉬운 점은 군무 단원들 중에는 은퇴식도 가지지 못한 채 토슈즈를 벗는 단원이 많다는 것이다. 주역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지만 발레는 군무의 예술이다. 발레단의 수준은 군무에서 결정될 때가 많다. 소리 소문 없이 은퇴하는 군무 단원들. 비록 무대에서는 미생(未生)이었을지라도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는 완생(完生)을 이루길.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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