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노조 중심, 노동개혁 반대 투쟁
마크롱, 호의적 여론 업고 강공
제1노조는 빠져 파업 동력 약화
프랑스 제2의 노동단체인 노동총동맹(CGT)을 중심으로 단일교원노조(FSU), 전국대학생연합(UNEF) 등 각종 노동·사회단체들이 12일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기업에서 노조의 권한을 축소하고 해고와 고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법 개정안을 노동자를 옥죄는 초대형 ‘XXL 노동법’이라고 부르며 강력한 투쟁을 시작했다. 프랑스철도청(SNCF), 파리교통공단(RATP), 에어프랑스, 프랑스 텔레비지옹, 공무원, 학생 등이 180건의 집회와 최대 4000건의 파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제2의 도시 리옹에서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버스와 트램 운행이 중단됐다. 시위 주최 측은 프랑스 전역에서 10만 명 넘게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의 반발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주말 총파업을 벌이는 노조와 정치인들을 두고 “게으름뱅이, 냉소주의자, 극단주의자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CGT 위원장은 “언어도단”이라며 “대통령이 말하는 게으름뱅이는 결국 수백만 명의 실업자와 안정된 직업이 없는 비정규직들을 말하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브누아 아몽은 “게으른 사람은 생계를 위해 일할 필요가 없는 부자들”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발언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맞서며 물러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지지율은 낮아도 노동법 개정에는 호의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있다.
총파업의 파괴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제1 노동단체인 온건 성향의 민주노동총동맹(CFDT)과 또 다른 노동단체 노동자의 힘(FO)이 “좀 더 지켜보겠다”며 총파업에서 빠졌다. 정당도 좌파 사회당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분열됐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이번 총파업과 별도로 23일 자신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시위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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