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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조선시대 달항아리 단순미·곡선 독특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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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아멘트 런던박물관장

조선왕실의궤의 형형색색 인물

디테일이 살아있어 흥미로워

서울·런던 역사 인물 동상 많아

현대와 과거 공존하는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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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건립(1세기)부터 바이킹의 침입(8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14세기)까지…. 런던의 2000년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영국 금융지역인 커네리 워프에 위치한 런던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의 샤론 아멘트 관장(55·사진)이 문체부 초청으로 최근 방한했다. 첫 방한이라는 아멘트는 “평소 멀게 느껴졌던 한국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싶다. 국립민속박물관·한국미술박물관에 들러 한국 전통 역사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런던박물관에는 전통의상·마차 등 런던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 600만 점이 전시돼 있다. 연간 방문객은 125만명에 달한다. 2012년 관장으로 부임한 그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권 방문객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에 소개할 만한 박물관 전시물로 아멘트는 18세기 의상인 ‘앤 팬쇼의 만투아’를 꼽았다. 아멘트는 “이 작품은 부유한 상인이 딸에게 입히려고 수작업으로 만든 고가의 실크 의상”이라며 “패션으로 명망과 권위를 과시하려는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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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자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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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트는 인상적인 한국 유물로 조선 시대의 백자 달항아리와 조선왕실의궤를 꼽았다. 그는 “백자 달항아리는 단순미와 매끄러운 곡선이 독특했고, 조선왕실의궤는 형형색색으로 그려진 인물들의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과 런던은 닮은 점이 많다”며 “서울은 도심 한복판에 경복궁 등 옛 궁궐과 세종대왕상·이순신상 등 동상이 세워져 있다. 도심에 올리버 크롬웰 동상, 윈스턴 처칠 동상 등이 수백 개 세워진 런던과 분위기가 흡사하다. 두 도시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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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런던 부유층 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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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영국 리즈대를 졸업한 아멘트는 미술학을 전공했다. 7살 때 아버지를 여읜 뒤 어머니의 고향인 리버풀에 살았다.

“친구와 우연히 방문한 리버풀 박물관의 전시물들이 매우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고대 이집트의 미라, 몽골 군인이 입던 울 소재의 갑옷 등이 특히 제 호기심을 자극했지요. 그러고보면 저는 어릴 적부터 박물관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웃음)”

대학 졸업 뒤 야생보존 단체에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아멘트는 ‘유물 보존’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밝혔다. “자연·유물 보존을 통해 미래 세대는 역사의 소중함을 알 수 있어요. 현 세대가 조상이 신었던 가죽 신발의 제작 과정을 면밀히 살핀 뒤 더 좋은 질의 신발을 만드는 데 참고하는 식이죠.”

런던박물관은 20분 거리 위치인 파링던역(驛) 위로 2023년께 이전한다. 지하철역 바로 위에 건물이 세워져 관광객이 방문하기 더욱 편리해진다. 아멘트는 “이런 박물관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며 “한국인 관광객도 더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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