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대 매각 자금 향방에 눈 쏠려
“경영권 포기 아니다” 밝혀 의문 증폭
일각선 “지주사 전환 전 주가 흔들기”
신동주 |
롯데가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4개 회사를 분할·합병해 지주사를 만드는 것에 항의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 측은 주총에서 “롯데쇼핑이 중국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지주사 전환이 주주들에게 손실을 떠넘길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굳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분할·합병을 한다면 롯데쇼핑을 제외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신 전 부회장은 소액주주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8%, 롯데제과 4%, 롯데칠성음료 2.8%, 롯데푸드 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주식은 전체 보유 주식의 97%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7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3%의 주식은 재무제표 열람 등 주주권리 행사를 위해 남겨두는 것”이라면서도 “주식 매각이 (그룹에 대한)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주식을 파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주가 하락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주식을 처분한다는 상징성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면서 “신 전 부회장 측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롯데의 주가를 떨어뜨리겠다는 의도에서 주식 매각을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 출범하는 지주사 등 한국 롯데 지분 싸움보다는 일본 롯데 지분을 통한 경쟁을 노린다는 분석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지주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10% 안팎)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일본 광윤사를 통해 일본롯데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어 단일 주주로는 신 회장 보다 우위에 있다. 다만 53%의 지분을 가진 종업원지주회가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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