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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나쁜 사람’ 노태강, 朴과 법정 조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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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승마 지원 문제로 좌천/명예퇴직… 文정부서 차관 복귀/12일 ‘국정농단’ 공판 증인 신문

세계일보

“축구, 야구, 배구 등도 있는데 왜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기는지 의문이 들었다.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유라씨의 이른바 ‘공주승마’에서 비롯된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나쁜 사람’ 노태강(57)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질긴 악연이 법정까지 이어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2일 열릴 ‘국정농단 사건’ 속행공판에 노 차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검찰은 노 차관을 상대로 좌천 경위와 문체부에 내려온 대통령 승마지원 관련 지시 사항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노 차관은 문체부 체육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혀 좌천당한 뒤 청와대 압력에 시달리다 명예퇴직했다.

노 차관의 ‘시련’은 2013년 4월 최씨 딸 정씨가 경북 상주에서 열린 전국승마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대회에서 정씨는 2위에 머물러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권을 얻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판정 시비가 일었다. 경기 종료 후 해당 경기장에 있던 심판들은 이례적으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세계일보

노 차관은 청와대 등의 지시에 따라 승마협회 등을 감사한 뒤 2013년 7월 청와대에 보고서를 올렸는데, 이것이 화근이 됐다. 즉 보고서에 국정농단의 주역 최씨의 측근 박원오(67)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져서다. 노 차관은 당시 “조사해보니 최씨 측이나 반대쪽이나 다 문제가 많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같은 해 8월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노 국장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인사조치 하라”고 지시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일로 국장으로 재직한 2012년과 2013년 공무원 업무 평가에서 각각 S, A등급을 받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노 차관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됐다.

노 전 국장은 청와대와 국립중앙박물관간 갈등 과정에서 또다시 퇴직 압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 초 박 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 장식미술전 기획을 당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상업적 전시여서 못 한다”며 무산시킨 뒤 김 관장이 경질됐다. 이 과정에서 ‘노태강’이라는 이름이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띈 것이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이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뒤 퇴직 압력을 받아온 노 차관은 같은 해 7월 명예퇴직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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