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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특별시 부동산의 두 얼굴…서울 실수요, 세종 투자수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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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와 투기수요의 차이일까.

지난달 정부의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과 세종의 희비가 신규 청약시장에서 갈리고 있다. 서울은 대책 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세종의 경우 뜨거웠던 청약 시장이 급랭했다.

서울은 전역이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대책 이후에도 신규 분양 단지 청약 열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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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서울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이 몰렸다. /GS건설 제공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은 13.46대 1이었는데, 8·2 대책 후인 지난달 청약경쟁률은 17.74대 1로 오히려 높아졌다.

올해 서울 최고 청약 경쟁률 기록도 대책 이후에 나왔다. GS건설이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 센트럴 자이’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98가구 모집에 무려 1만6472명이 몰려 평균 168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5가구가 공급된 전용 59㎡C에는 2550명이 몰려 510대 1의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앞서 GS건설이 7월 분양한 ‘신길 센트럴 자이’ 의 올해 서울 최고 청약률(56대 1)을 가볍게 갈아치웠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서울의 대출 규제와 전매 조건이 강화돼도 신규 분양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은 실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시는 들끓던 청약 열기가 대책 이후 금세 식었다. 지난달 세종시에 공급된 세종 우남퍼스트빌 2차는 최종경쟁률 3.95대 1에 마감했다. 세종 불패 기록은 이어갔으나, 그간 수십대 1이 넘었던 세종시 청약 경쟁률에 한참 못 미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평균 청약경쟁률은 49.11대 1로, 전국에서 부산(99.27대 1)과 제주(68.83대 1) 다음으로 높았다. 올해 4월 분양한 세종 힐스테이트 리버파크도 104.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제 세종은 실거주 수요가 결정하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매우 낮은 편이다. KB국민은행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세종시 주택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49.4%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전국 평균(75%)과 인근 지역인 대전(75.6%)의 주택 전세가율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 부동산 컨설턴트는 “세종시의 낮은 전세가율을 놓고 보면 입주 물량이 실수요보다 많다고 볼 수 있다”라며 “상대적으로 투자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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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왼쪽) 및 세종 월별 평균 청약경쟁률. /자료=부동산114



어찌 됐든 두 지역 모두 대책 후에 집값은 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서울과 세종은 올해 들어 7월까지 각각 2.5%, 3.8% 상승했는데, 지난주에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상승률 제로)을 기록했고, 세종은 0.1% 오르는 데 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8·2 대책 이후 시장이 가격 조정기에 들어섰다”면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규제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시장 분위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문혁 기자(m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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