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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장애인 협박·갈취 목숨 끊게 한 10대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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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인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갈취한 1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장애인은 협박과 갈취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재판부는 “참담한 결과에 책임이 있다”며 보호처분이 아닌 징역형을 내렸다.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성민 판사는 공갈 등의 혐의로 기소된 ㄱ군(18·무직)에게 징역 장기 3년 6월·단기 2년 6월과 벌금 1000만원을, 형 ㄴ씨(21)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 공범인 ㄷ양(18·고 2년)에게는 소년보호처분 가운데 가장 중한 장기 소년원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목을 매 숨진 ㄹ씨(24)는 지속적인 협박과 갈취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피고인 가운데 ㄱ군은 소년법을 적용받는 범죄소년이지만 참담한 결과에 책임이 있고, 범행을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ㄱ군은 지난해 10월 의정부 시내 한 모텔 앞에서 친형 ㄴ씨, ㄴ씨의 애인 ㄷ양과 짜고 ㄹ씨에게 조건만남을 유도한 뒤 “미성년자를 건드렸다”며 협박해 ㄹ씨의 직불카드로 530만원을 인출했다.

ㄱ군은 형이 군대 간 뒤에도 ㄹ씨를 협박해 50만원을 송금받는 등 3개월간 7차례에 걸쳐 모두 2050만원을 빼앗았다. 이들의 협박을 견디다 못한 ㄹ씨는 지난해 12월 18일 의정부시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졌다.

ㄹ씨의 사망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ㄹ씨의 은행계좌에서 지속해 돈이 빠져나간 것을 확인, 은행 폐쇄회로(CC)TV 화면과 휴대전화 통화기록, 금융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ㄱ군 형제와 ㄷ양을 붙잡아 구속했다.

<경태영 기자 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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