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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일본 다이지 바다는 올해도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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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애니멀피플] 2017~18년 첫 고래사냥 개시

총 21마리 사체 기록하며 들쇠고래 사냥 마감

3마리는 산 채로 포획…20마리는 다시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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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3일 일본 다이지 앞바다의 들쇠고래 떼가 몰이사냥으로 마을의 만에 갇혀 있다. 돌핀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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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돌고래 사냥터’로 환경분쟁 지역이 된 일본 와카야마 현의 다이지 마을에서 올해 첫 고래사냥이 시작됐다.

다이지 고래사냥을 현장 모니터링 하고 있는 환경단체 ‘돌핀프로젝트’는 9일 “들쇠고래 21마리가 죽음으로써, 올해의 첫 고래사냥이 끝났다”고 밝혔다.

일본 다이지에서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대규모 돌고래 사냥이 이뤄진다. 이른바 ‘몰이사냥’(drive hunt)으로, 고래를 다이지 마을의 만으로 몰아서 잡는 것이다. 바다로 나간 어선에서 어부들이 철봉을 바닷물에 넣고 망치로 치면 충격에 의해 음파 벽이 형성된다. 음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돌고래들은 혼란에 빠져 육지의 만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고, 어부들은 그물로 만을 막아 돌고래를 포획한다. 돌고래는 작살로 현장에서 도살되는데, 이 가운데 ‘상품 가치가 있는’ 어린 돌고래는 전 세계 수족관에 약 1억원에 팔려간다. 현재 중국, 멕시코, 러시아 등 약 18개국의 수족관에 ‘다이지 출신’ 고래가 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울산고래생태체험관 등 수족관 5곳에서 다이지 출신 큰돌고래를 가지고 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감소하던 다이지 돌고래의 포획 쿼터는 2017~18년 시즌 1940마리로 지난해 대비 120마리 늘었다. 포획 가능한 고래의 종 역시 기존의 들쇠고래, 큰돌고래, 낫돌고래 등을 포함한 7종에서 뱀머리돌고래, 고양이고래를 추가한 9종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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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프로젝트 활동가가 9월3일 들쇠고래가 갇힌 다이지 마을 앞바다의 만을 바라보고 있다. 돌핀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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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돌핀프로젝트는 사냥 3일째인 9월5일까지 상처를 입은 새끼 돌고래 1마리를 포함해 총 21마리의 고래가 죽었다고 밝혔다. 만의 얕은 바다에서 도살이 이뤄지는 한편 들쇠고래 3마리는 산 채로 포획됐다고 전했다. 이 고래들은 수족관 전시·공연용으로 팔리게 된다. 그 뒤 남은 들쇠고래 20마리는 풀어줬다.

일본 다이지의 고래 사냥은 매년 9월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이어진다. 환경단체는 다이지 돌고래 사냥의 잔인함을 비판하며 매년 9월1일을 “일본 돌고래의 날(Japan Dolphins Day)’로 정하고 돌고래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지난 2015년 5월 일본동물원수족관협회(JAZA)는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수족관 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다이지 어민들은 그들의 전통인 돌고래 사냥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본의 일부 수족관 역시 최근 다이지 돌고래의 구매를 위해 속속 동물원수족관협회를 탈퇴하기도 했다.

다이지 앞바다에서 고래가 잡혀 와 만에서 도살되면 모니터링을 하는 활동가들은 이날을 ‘레드 데이’라고 부른다. 고래를 잡지 못한 날은 ‘블루 데이’이다. 돌핀프로젝트는 9일 “오늘 아침 배가 나갔지만 빈손으로 돌아왔다. 블루데이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유지인 박지슬 교육연수생,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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