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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공개된 갤럭시 노트8…라이브 메시지·포커스 기능 내세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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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 인물이 벽면에 펜으로 각종 이모티콘을 가득 그려 채우는 모습과 함께 ‘나만의 언어가 생긴다’, ‘모든 순간을 가장 나답게’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비친다. 삼성전자가 뉴욕에서 23일(현지시간) 갤럭시 노트8을 공개하기에 앞서 방영한 ‘티저(사전)광고’ 장면이다.

이날 공개 행사를 통해 이 티저광고가 노트8의 메시지 개인화 기능인 ‘라이브 메시지’를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라이브 메시지는 글자나 그림을 15초 이하의 GIF 파일 형태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송할 수 있는 메시지 개인화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노트8의 신기능으로 배경 흐림 정도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라이브 포커스’와 함께 라이브 메시지를 내세웠다.

인터넷상에서 소위 ‘움짤’(움직이는 짧은 그림)로 통하는 GIF 파일은 지금으로부터 딱 30년 전인 1987년에 미국의 컴퓨서브사가 네트워크상에서 그래픽을 압축해 빠르게 전송하려는 목적으로 개발했다. GIF 일반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가 발달하고, 카카오톡이나 라인, 텔레그램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다.

과거엔 단순히 문자를 전달하고, 자판의 기호 등을 조합해 이모티콘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이 짧은 동영상 메시지를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GIF 사용자가 늘면서 2012년엔 ‘옥스퍼드 아메리칸 딕셔너리’가 ‘GIF’를 ‘GIF를 만들다’라는 동사로 지칭하며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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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이모티콘, 혹은 움짤을 삼성전자가 처음 적용한 것은 아니다. 이미 애플이 지난해부터 아이폰을 통해 움직이는 문자에 풍선, 레이저, 폭죽 등 다양한 영상효과를 적용해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애플은 이런 특수효과를 아이폰끼리만 확인할 수 있는 폐쇄적 방식을 택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범용적으로 쓰이는 GIF 파일 양식을 문자에 적용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GIF는 일반 문자는 물론 대부분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 배경의 흐림 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라이브 포커스’ 역시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기술이다.

보다 질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2개의 렌즈를 기기 뒷면에 장착하는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고 있다. LG전자가 곧 공개할 LG V30이 듀얼카메라를 탑재했고, 애플도 올해 처음으로 아이폰에 듀얼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듀얼 카메라 채택 비율은 2015년엔 1.43%에 불과했으나 올해 11.82%로 늘고, 2022년엔 38.11%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2개의 카메라를 달면 광각과 망원 모두에서 기존보다 좀 더 질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이처럼 듀얼 카메라 채택이 늘면서, 같은 듀얼 카메라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할 수 있을지가 제조사들의 또 다른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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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이 2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인 아모리에서 갤럭시 노트8을 공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노트8을 통해 선보인 듀얼카메라는, 렌즈는 2개이지만 마치 1개의 카메라처럼 동작하는 게 특징이다. 따로 광각모드나 망원모드를 선택할 필요 없이 카메라의 줌을 작동하면 스마트폰이 알아서 최적화된 렌즈를 사용해 촬영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2개의 렌즈가 각각 찍고자 하는 피사체와 배경을 나눠서 촬영한 뒤 1개의 사진으로 합치는 방식으로,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구현했다. 이 역시 삼성전자가 처음 선보인 기술은 아니지만 기술의 완성도는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배경과 피사체를 구별해 분리해 내는 수준과 화질을 놓고 각 제조사 간의 기술우위 경쟁이 예고된다.

뉴욕=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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