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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韓게임 중국 진출 난항…"판호 어렵고 진출 후 경쟁력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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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판호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사드(THAAD) 배치 등으로 한-중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연말까지 판호를 무사히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 국내 게임사는 중국 게임시장보다 일본, 동남아, 북미 등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모바일 게임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 정도로 성장하는 반면, 한국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경쟁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월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를 획득한 국내 게임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특히 넷마블게임즈(251270), 엔씨소프트(036570)와 같은 국내 대형 업체가 판호를 기다리는 상황일 정도여서 이들의 판호 획득 여부가 앞으로의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조선비즈

중국 판호를 기다리는 중인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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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즈는 텐센트를 통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의 판호를 기다리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지난 11일 컨퍼런스콜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을 판호를 획득하지 못했다”며 “획득 직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텐센트가 중국 내 최대 게임사인 만큼 ‘리니지2 레볼루션’의 판호획득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국내 게임 중요 대작이고 중국 퍼블리셔도 가장 큰 회사이기 때문에 넷마블게임즈가 판호를 획득하는 것이 앞으로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며 “사드 배치 전부터 판호를 잘 내주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한-중 관계가 긴장상태가 되면서 많은 회사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수집형 RPG인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중국의 알파게임즈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상반기 판호 신청 이후 현재는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중국 외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동남아, 북미 등이 대표적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리니지2 레볼루션 일본 출시를 위해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중이고 이날 기준 사전예약자 163만명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장에서도 매출 상위권에 자리 잡기도 했다.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도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게임시장은 한국보다 규모가 커 한국 게임사들의 진출이 중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게임 시장 예상 규모는 약 37조원(2167억위안)으로 한국(약 10조원)보다 3배 이상 크다.

판호를 획득하는 것도 문제지만 판호 획득 후에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중요하다. 최근 중국 모바일 게임은 국내에서도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질이 좋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 ‘음양사’와 롱청의 ‘소녀전선’이다. 이날 기준 각각 3위와 6위에 올랐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퍼블리셔가 정부나 국민의 사드 반감을 이겨내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또 국내 모바일게임은 기존 PC 게임 지식재산권(IP)에 의존했던 만큼 질적 성장을 이룬 중국 모바일게임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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