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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찾지말고 받으세요"…큐레이션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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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30대 직장인 A씨. 그는 최근 네이버의 콘텐츠 큐레이션 앱 ‘디스코’를 애용한다. 관심분야를 선택하면 이용 습관을 분석해 호감도가 높은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A씨는 “맛집과 IT, 주식에 관심이 많은데 일일이 찾으러 다니는 것도 일”이라며 “디스코는 알아서 콘텐츠를 추천해주니 찾아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음악 듣는 게 낙인 20대 대학생 B씨는 멜론의 음악 추천 서비스를 즐겨 사용한다. 음악은 듣고 싶은데 딱히 듣고 싶은 노래가 생각나지 않거나 새로운 노래를 발견하고 싶을 때 유용해서다. B씨는 “하루에도 수만개의 신곡이 쏟아 지지만 그 안에서 내 입맛에 맞는 곡을 찾기는 힘이 든다”며 “음악 추천 서비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정보검색의 시대가 가고 콘텐츠 ‘큐레이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큐레이션이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배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비롯됐다.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 IT 서비스 기업들은 대표적인 콘텐츠 서비스인 뉴스부터 동영상, 음악 등에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 플랫폼 경쟁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취향저격’ 큐레이션 서비스 ‘봇물’=네이버가 두 달여 전 내놓은 ‘디스코’가 대표적인 큐레이션 서비스다. 디스코는 AI(인공지능) 기술력을 활용해 이용자 개별 취향을 파악, 맞춤 콘텐츠만을 골라 보여준다. 이용자가 앱에서 취미, 여행, 스포츠 등 관심 주제를 설정하면 관련 콘텐츠들이 화면에 뜬다. 주어진 콘텐츠를 읽으면서 ‘좋아요’나 ‘싫어요’ 같은 피드백을 제공하면 앱이 이용자의 취향을 익혀 더 정교한 추천을 제공한다. 네이버 블로그 등 내부 콘텐츠는 물론 뉴스와 외부 콘텐츠까지 하나의 앱에서 관심사 위주로 골라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 서비스에 큐레이션을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 카카오가 지난 10월 다음 앱에 추가한 ‘딜리버리’ 서비스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멜론 스마트i’ 등이다. 딜리버리는 다음 앱에서 관심 있는 콘텐츠를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 다음이 운영하는 147개 채널 중 관심 채널을 선택하면 각 채널 콘텐츠들이 이용자 화면에 보여진다. 주제가 아닌 채널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네이버 디스코와는 차이가 있다. 콘텐츠 영역도 다음카페, 브런치, 1분(boon) 등 카카오 운영 플랫폼 내부에 한정된다.

로엔이 최근 선보인 멜론 스마트i도 개인 맞춤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다.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음악의 종류를 말하면 이용자 취향을 기반으로 음악을 골라 틀어준다. 특히 멜론이 수년간 쌓아온 정교한 태깅 기술을 활용, ‘90년대 히트 가요 중 발라드 음악’ 등 구체적인 주문도 가능하다.

◇‘정보 쓰나미’ 큐레이션으로 경쟁력 ‘UP’=국내 대표 기업들이 큐레이션 서비스에 나서는 이유는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하루에 쏟아지는 뉴스만 3만여개. 너무 많은 정보 속 원하는 정보를 찾는 작업이 점점 힘들어지는 만큼 기계가 대신 골라 주고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큐레이션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 뉴스 영역에 개인 추천 알고리즘인 루빅스를 적용,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대, 즐겨보는 뉴스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콘텐츠를 노출한 뒤 모바일 뉴스 이용자가 1년 새 800만명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다음앱 이용자 수도 40% 가까이 증가했다. 네이버 역시 지난 2월 모바일 뉴스판에 에어스를 적용한 후 이용자 1인당 뉴스 소비량이 30~40%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대표적인 뉴스 큐레이션 앱 ‘진르터우탸오’는 누적 사용자 수 6억명, 광고 매출 100억위안을 달성하며 바이두까지 흔들고 있다”며 “정보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만큼 개인 큐레이션 서비스의 힘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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