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검찰 수사는 국정원이 원내에 구성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조사한 결과, 댓글부대 운영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이 제기됨에 따라 시작된 것이다. 적폐청산 TF의 중간조사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취임 후인 2009년 5월부터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 말까지 심리전단 관리하에 '알파 팀' 등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최대 30여 개 운영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 모임인 '이명박과 아줌마부대'를 전신으로 하는 늘푸른희망연대 등 보수성향 단체와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관계자들이 사이버 외곽팀에서 활동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2년 한 해에만 외곽팀에 들어간 국정원 자금이 30억 원에 달해, 이 팀 운영에 쓰인 전체 자금 규모가 최대 1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이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해 여론조작을 시도한 의혹은 정보기관이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불법행위인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특히 원 전 원장이 대규모 여론조작팀 운영을 지시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국정원 적폐청산 TF의 중간조사 결과에는 당시 국정원 작성 문건 중 상당수가 청와대에 보고됐고, 원 전 원장이 '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청와대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댓글 공작' 심리전단 확대를 지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원 전 원장에게 이 같은 지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청와대에서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부분도 당연히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 외곽팀에 사용된 국정원 자금은 국민 혈세인 만큼 불법행위에 따른 국고손실 부분도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다만 의구심을 갖고 검찰수사를 지켜보는 세력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컨대 보수 야당은 적폐청산 TF 활동 등을 과거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다.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만이 공격의 빌미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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