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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양낙규의 Defence Club]방한한 미군 핵심지휘관 3인방의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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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군 핵심 수뇌부 3명이 22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메세지를 보냈다. 북한과의 전면전 발생 시 미군의 대북 군사전략을 총괄할 3명의 핵심 지휘관이 북한의 코앞에서 모습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최고 수위의 대북 경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미군 수뇌부인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 방어청장,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은 공군 오산기지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었다. 21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의 일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중 미군 핵심 수뇌부가 동시에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UFG 기간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는 억제책으로 풀이된다.

태평양 작전 지역을 관할하는 해리스 사령관은 미군 전력을 한반도로 신속하게 증원하는 역할을 맡고 하이튼 사령관은 해리스 사령관의 요청을 받아 장거리전략폭격기를 포함한 전략무기를 전개하는 결정 권한이 있다. 그리브스 청장은 미사일방어전력 증원을 관장한다.

미군 핵심 지휘관들의 연쇄 방한은 조지프 던퍼드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다녀간 지 1주일 만이다. 미군 핵심 지휘부가 연이어 한국을 방문하고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대북 메세지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한미가 올해 UFG에 북한이 도발을 할 때마다 한반도에 투입해왔던 항공모함, B-1B 등 전략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무기를 참여시키지 않는 것은 북미간 군사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수위조절이란 해석도 나온다. UFG 연습 첫날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각각 UFG의 연례적ㆍ방어적 성격과 올해 훈련 규모 축소 등을 거론하며 북한을 향해서는 대화를 촉구했다.

한미는 올해 UFG에서 북한에 대한 공격보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 차원의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미군의 참여 병력은 7500명 정도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미군의 해외 증원병력은 지난해보다 5000명이 증가했는데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증원병력의 상당수가 적군의 수뇌부 참수 등 특수 침투작전 수행을 담당하는 특수부대이거나 전술무기 사용 등을 위한 전문 병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인 훈련 참여 병력을 줄이기는 했지만 핵심 전력을 통해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군 지휘부들은 UFG 연습 참관은 물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도 방문해 한국과의 강도높은 연합작전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우리 군은 미군 수뇌부들과 종합적인 전략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해리스 태평양사령관과는 한반도 전략자산 추가 전개 등에 관한 논의를, 하이텐 전략사령관과는 미사일 탄두 중량 증가와 관련한 미사일 지침 개정 협의를, 그리브스 미사일 방어청장과는 사드 등 한미 연합군 전략 전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핵심 군인사 3명이 UFG기간에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유사시 군사적으로 북한을 격퇴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한미동맹에 신뢰감을 주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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