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레노버가 올해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의 지위도 잃었다”고 보도했다.
레노버 양위안칭 회장 겸 CEO가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중간)/ 블룸버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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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2017회계연도 1분기 순손실은 7200억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첫 순손실이다. 레노버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73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0억1000만달러로 당초 시장전망치였던 100억달러에 근접했다.
레노버 양위안칭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자 사업 전반에 걸쳐 원자재와 부품 가격이 상승했고, 주요 비지니스 라인에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WSJ은 레노버의 PC 부문 부진과 전 세계 PC 수요가 줄어든 것도 매출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이 늘어나면서 PC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IT 자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PC 시장은 약 3% 줄어든 규모가 될 전망이다.
레노버는 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레노버 성장이 주춤한 사이 경쟁사인 HP(NYSE: HPQ)와 델(Dell)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HP는 PC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PC 출하량이 3.3% 증가하며 1위에 올랐다. PC 점유율 3위인 델(Dell)의 전체 점유율은 15.6%로 아직 레노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1.4% 증가했다.
글로벌시장조사 업체 IDC의 자료에서는 올해 초부터 HP가 레노버를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노버는 PC 및 태블릿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145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레노버는 스마트폰 및 서버 부문에서도 치열해지는 경쟁과 비용 증가로 고전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2014년 IBM의 서버 사업부와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제조사업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했다. 하지만 1분기 레노버의 모바일 사업은 1억2900만달러, 데이터사업은 1억1400만달러의 적자를 봤다.
스마트폰 점유율도 애플(NASDAQ: AAPL)과 삼성(KRX: 005930) 등에 한참 뒤떨어진 3.2%를 기록했고, 중국시장에서는 5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레노버는 비즈니스 주력 모델인 PC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인수・합병(M&A) 방안을 고려 중이다. 레노버 양위안칭 회장은 지난달 “일본 후지쯔와 PC산업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지쯔는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PC 시장에서 NEC레노버재팬그룹(26.3%)에 이어 2위 업체다.
한편 홍콩 증시에 상장된 레노버 주가는 연초 대비 0.43%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가를 종합한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는 22.8% 올랐다.
이윤화 인턴기자(akfdl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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