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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유사시 '한국 방어 美軍 수뇌부 3인방'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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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온 美軍수뇌부, 훈련 참관·對北 경고도 예고… 전례 없는 일]

태평양사령관·전략사령관 訪韓, 미사일방어국장도 첫 해외출장

韓美 을지연합훈련 오늘 시작

이번 을지훈련, 재래식 전쟁 외에 핵 전쟁 상황 연습할 가능성 높아

'北에 경고' 합동 기자회견도 열듯

북한의 거센 반발 속에 2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맞춰 미군 수뇌부가 한국에 집결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과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공군 대장)은 19~20일 방한했고, 새뮤얼 그리브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공군 중장)도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셉 던퍼드 미 합참의장(해병대 대장)도 지난주 한국을 다녀갔다.

이번에 방한한 미군 수뇌부는 한반도 유사시 작전 및 증원, 전략 무기 전개, 미사일 방어라는 3대 축을 관장할 지휘관들이다. 이들은 수일간 한국에 머물며 UFG 연습을 참관할 예정이며, 특히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 발신을 위해 합동 기자회견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한국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한 美軍 수뇌부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이날 방한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 등 한·미 군장성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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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뇌부의 동시다발적 방한과 한·미 연합 훈련 참관, 합동 기자회견은 모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군이 직접 행동으로 '괌 포위 사격' 계획을 밝힌 북한에 '상황을 오판하지 말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송영무 국방장관과 만나 "핵·미사일을 포함한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대한민국을 방위한다는 미국의 철통 같은 안보 공약은 변함이 없다"며 "태평양사령부는 이를 이행하는 데 가장 헌신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며 '괌 포위 사격'을 일시 유예한 북한은 20일 "(UFG는)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실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유례없는 미군 수뇌부 동시 방한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실제 병력·장비가 움직이는 야외 기동훈련(FTX)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 연습(CPX·워게임)이다. 북한의 남침 시 한·미의 대대적 반격 계획을 담은 '작전계획 5015'를 기본으로 하며, 북핵 사용 위협→사용 임박→사용 등 위기 단계별로 수립된 '한·미 공동 맞춤형 억제 전략'도 적용된다.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국장의 동시 방한은 이번 UFG 연습이 예년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특히 전략사령관의 UFG 참관은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을 받을 경우 예방·반격 작전을 책임진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핵잠수함, 전략 폭격기 등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모든 전략 자산을 통제한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UFG에선 재래식 전쟁 시나리오만 다뤘는데 사상 처음으로 핵전쟁 상황을 연습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로 미 본토 또는 괌·하와이·일본·한국을 타격하는 상황을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브스 미사일방어국장이 지난 6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한국을 택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핵을 탑재한 노동·스커드미사일로 미 증원 전력이 집결하는 부산 등 남부 지역을 때리려 할 경우 사드로 요격한 뒤 반격에 나서는 상황을 이번 연습에서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사령관이 지휘하는 태평양사령부는 미 서부에서 인도 서부까지 지구 면적의 52%(약 2억6000만㎢)를 관할한다. 미군의 6개 지역 사령부 가운데 관할 구역이 가장 넓다. 예하에 태평양함대사(司), 태평양육군사, 태평양공군사, 태평양해병대사 등을 두고 있으며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의 상급 부대로 유사시 한반도에 증원 전력 제공을 책임진다.

군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 전략사령관, 미사일방어국장 중 한 사람만 한국에 와도 그 의도와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세 사람이 한꺼번에 방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들은 동북아 순방의 일부로 방한한 게 아니라 UFG에 맞춰 한국에만 머물다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北 오판·경거망동 말라" 합동 기자회견

미군 수뇌부 '3인방'이 UFG 기간 추진 중인 합동 기자회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육군 대장)과 김병주 연합사 부사령관(육군 대장)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상습 위반하고 '괌 포위 사격' 위협 등으로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UFG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이 작년보다 7500명 감소한 것과 관련 주한 미군 관계자는 "UFG는 CPX라 참가 병력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미군 수뇌부의 동시 방한과 UFG 참관은 이번 UFG가 과거 어느 때보다 정교하고 내실 있게 진행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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