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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월드 톡톡] 美 여성지 편집장 "늙어가는 것을 퇴치 대상으로 보는 '안티 에이징' 표현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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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우리 잡지는 앞으로 안티 에이징(노화 방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이다."

100만명 이상 독자를 보유한 미국 대표 여성 월간지인 '얼루어(Allure)'의 미셸 리(여·41) 편집장이 지난 14일(현지 시각) 얼루어 홈페이지에 게재한 '편집장의 편지'에서 "(노화 방지라는 표현은) 늙는다는 것이 마치 바이러스나 곰팡이처럼 퇴치해야 하는 대상이란 메시지를 준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리 편집장의 선언은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로 리트윗되면서 소셜미디어를 수일째 달구고 있다.

리 편집장은 이 편지에서 "아름다움은 젊은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나이에 비해 예뻐 보인다'는 식이 아니라 그냥 '멋지다'라는 표현으로도 충분하다"고 썼다. 또 "오랜 시간 '안티 에이징'을 강조해온 미용업계의 마케팅 관행이 하룻밤에 바뀌진 않겠지만, '모든 연령대가 아름답다'는 인식을 일상 대화에서부터 정착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리 편집장의 선언은 전 세계 패션·미용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얼루어는 이날 리 편집장의 선언을 뒷받침하는 다음 달 호(9월) 표지<사진>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72세의 영국 여배우 헬렌 미렌(2007년 아카데미 여주연상)을 표지 모델로 등장시킨 것이다. 은발의 미렌은 주름진 손을 내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얼루어는 "미렌은 늙는다는 것과 아름답다는 것이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같은 선언이 미용업계 대표 잡지에서 나오다니 반갑다" "나도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걸 일깨워줘 감사하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반면 "노화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왜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댓글도 상당수였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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