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울퉁불퉁 흉측하게 드러난 시퍼런 핏줄. 이제 사람들은 하지정맥류라는 것 정도는 안다. 외관상의 문제나 콤플렉스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리에 피로감이 쉽게 쌓이고 통증이 생기다가 심하면 피부가 괴사하기도 한다. 다리를 가리는 대신 치료가 필요한 혈관 질환이다. 치료법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간단하고 통증 없는 신의료기술이 선보이고 있다. 민병원 정맥류센터 김혁문 원장에게 하지정맥류 치료의 필요성과 맞춤 치료에 대해 들었다.
민병원 김혁문 원장이 하지정맥류의 원인과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이해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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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는 판막 문제다. 몸속 혈관 안에는 판막이라는 것이 있다.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일종의 밸브다. 근데 오래 서서 일하거나 다리를 무리하게 사용하면 다리 쪽 정맥 안의 압력이 높아진다. 정맥 벽이 약해지면서 판막이 손상되고 정맥혈이 역류하게 된다. 역류한 피가 표피에 있는 정맥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혈관이 늘어나 겉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을 거쳐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피가 다리에 머물게 된다. 다리에 쥐가 나거나 통증이 생기고, 급기야 피부가 괴사하거나 피부 궤양이 생기는 이유다. 민병원 김혁문 원장은 “혈액은 심장으로 가서 산소를 받아 다시 순환해야 하는데, 하지정맥류가 생기면 산소 없는 피가 심장으로 가지 못하고 다리로 내려오게 돼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정맥혈 역류로 피부 괴사·궤양
혈관을 제거하는 ‘정맥발거술’은 가장 오래된 치료법이다. 임상에 도입된 지 100년이 넘은 수술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확실한 치료법이라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척추마취가 필요한 수술이라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간 입원해야 한다. 가장 원시적인 만큼 단점이 있다. 출혈과 통증이 많이 생기고 흉터도 남는다. 잘못하면 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법은 레이저치료와 고주파치료다. 모두 열로 문제 혈관을 폐쇄하는 원리다. 레이저치료는 정맥류가 생긴 혈관 안으로 레이저섬유를 넣고 작동시키면 60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면서 혈관 내벽을 태워 없앤다.
고주파치료도 원리는 같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열(200도)을 사용한다. 김혁문 원장은 “문제가 생긴 혈관이라도 없애면 문제가 될 것 같지만 이들 정맥은 해로운 혈관으로 변한 상태”라며 “오히려 역류가 발생하는 혈관을 제거함으로써 심부 정맥, 즉 주 혈관의 혈류가 원활해지도록 한다”고 말했다.
레이저나 고주파 치료 모두 고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역시 통증과 신경 손상의 위험이 존재한다.
기존 치료법보다 부작용 적어
시술 후 바로 퇴원할 수 있고 기존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으면서 회복도 빠른 것이 장점이다. 민병원은 이 신의료기술을 국내 전문병원 중 최초로 도입했다. 김 원장은 “고열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전혀 없다”며 “따라서 별도의 마취가 필요 없지만 환자에 따라 카테터 주입 시 국소마취를 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단 기존 치료법이 더 필요한 환자도 있다. 김 원장은 “혈관이 튀어나오면서 피부 괴사가 생긴 환자는 새로운 치료법이나 레이저로는 잘 치료되지 않아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며 “환자 상태에 맞게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용 목적의 하지정맥류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경화제 주사도 주의해야 한다. 경화제 주사는 보통 작은 혈관에 생긴 정맥류에 사용되는 치료다. 김 원장은 “경화제 주사를 큰 혈관 치료에 무리하게 적용할 경우 색전증이 생길 위험이 있고 색소 침착이 발생해 오히려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어떤 치료든 과하면 안 되기 때문에 치료 시 꼭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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