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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바르셀로나 테러, 스페인 난민 정책 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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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친 가운데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스페인 수사당국은 아직 용의자들과 IS와의 연계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테러로 벌써부터 난민 유입이 급증한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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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이달 9일까지 스페인에 도착한 난민은 8385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로, 지난해 1년 전체 난민 수인 8162명을 이미 넘어섰다. 리비아 트리폴리 등을 기점으로 이탈리아·그리스로 향하던 난민들이 최근 해안 경계 강화로 스페인을 대체 목적지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갑작스런 난민 유입 급증에 스페인 정부는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난민 유입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일, 남부 휴양지인 타리파에선 대낮에 난민 30여명이 탄 소형 보트가 도착해 현지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사건도 발생했다.

마리아 베가 스페인 유엔난민기구 대변인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은 전혀 준비가 안 돼 있고 통역은 물론 난민들이 머물 숙소도 부족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베가 대변인은 "스페인은 준비가 안 돼 있다. 바다를 건너오는 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적 준비나 수단이 없다"며 "여성, 어린이, 인신매매 희생자 등도 많은데 이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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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NN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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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유입과 테러 발생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IS가 바르셀로나 한복판에서 발생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반 난민 정서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그리스에 도착한 난민 다수가 독일행을 꾀했을 당시, 난민들을 향한 독일 정부의 우호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 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관련 범죄가 급증했던 바 있다. 때문에 스페인에서도 이번 테러로 말미암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러한 테러와 여론의 변화가 정부의 난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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