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 제조사 타이틀 HP에 넘겨줘
레노버 로고.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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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중국의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PC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비용이 늘어나 2년 만에 처음으로 순손실이 발생했다.
18일 레노버는 1회계분기(4~6월) 7200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2015년 2분기 이후 처음 맞는 순손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억73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예상치(829만달러 순이익)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같은 10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100억달러)와 근접했다.
경쟁사인 HP와 델(Dell)의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결국 레노버는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의 지위를 HP에 넘겼다. 레노버가 수십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스마트폰 사업 및 서버 사업은 비용이 증가하는 데다 경쟁사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고객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이탈하면서 세계 PC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컸다. 가트너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PC 시장 규모는 약 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주요 부품의 공급이 계속 제한되고 비용도 계속 늘어나 회사의 사업 환경은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PC 등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반도체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가격이 뛰면서 마진율도 떨어졌다.
양 회장은 레노버의 핵심인 PC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후지쯔를 인수하는 등의 방안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양 회장은 후지쯔와 PC 사업 인수 논의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레노버는 지난 2005년 IBM의 PC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세계 PC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2014년 레노버는 IBM의 x86 서버 사업부와 모토로라모빌리티(스마트폰 제조사업 부문)를 인수했지만, 서버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앞서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지는 못했다. 1회계분기 레노버의 모바일 사업과 데이터센터 사업은 각각 1억2900만달러, 1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IDC에 따르면 레노버의 스마트폰 사업은 중국 시장에서 5위권 밖에 머무르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레노버 주가는 연초 대비 0.43%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항셍 지수의 오름폭(22.8%)에 비해 상당히 언더퍼폼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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