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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세월호 가족들, 국회-광화문-청운동사무소 거쳐 3년 만에 청와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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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세월호 참사 가족들 청와대 초청 면담

정부 책임 공식 사과하고 진상규명 의지 재확인

아시아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손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가족들을 만나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세월호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 희생이 반드시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만남에는 세월호 가족 191명, 가족대표자 16명 등 모두 232명이 함께 했다.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만남의 부제는 ‘304명 희생된 분들을 잊지 않는 것. 국민을 책임지는 국가의 사명’이다.

세월호 가족들은 “청와대를 들어오면서 눈물을 흘렸다”며 “이렇게 쉽게 청와대 문이 열릴 수 있었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를 생각하니 억울함과, 또 이렇게 청와대 문을 쉽게 열어준 문 대통령에 대한 감사함에 눈물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가족들의 이동을 위해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을 직접 경기도 안산으로 보냈다. 가족들을 태운 경호실 차량은 지난 3년 동안 가족들이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국회 앞, 광화문광장, 청운동사무소를 거쳐 왔다. 문 대통령은 가족들이 일반 방문객이 이용하는 출입문이 아닌 청와대 정문을 통해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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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참석자 일부가 입은 조끼 뒷면에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습니다’란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 = 연합뉴스



세월사 참사 가족들을 만나 코끝이 빨개질 정도로 눈시울이 붉어진 문 대통령은 10초 가량 말을 잇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며 어렵게 말문을 뗐다. 문 대통령은 “분명한 것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선체 침몰을 눈앞에서 뻔히 지켜보면서도 선체 안의 승객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응에 있어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들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며 정부의 책임을 거듭 사과했다.

이날 만남은 문 대통령이 가족들의 의견을 듣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에게 “기한을 정해놓고 미수습자 수색작업을 하지 말고, 수습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수색을 하겠다는 마음을 가져 달라”며 “그래서 이후에 하늘에서 아이를 만나더라도 ‘너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아이에게 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생존 학생 대표로 참석한 이예림 양은 “왜 친구를 잃어야만 했는지는 꼭 알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세월호피해자지원 특별법 개정안 조속 처리 △범부처 차원의 피해자 지원시스템 구축 △신체·심리 지원 장기 로드맵 수립과 국립 트라우마센터 설립 △조속한 피해자 사회 복귀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청했다.

특히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리는 방안과 2기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두고 의견이 갈렸던 진상규명 작업은 국회 입법을 통해 2기 특조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문 대통령도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도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조위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고, 또 1기 특조위를 이어가는 의미도 있다”며 “이런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믿고, 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 자리가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대통령에게 하소연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늦었지만 오늘 이렇게 시작하게 됐다”며 “오늘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면담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이 모든 테이블을 돌며 명패에 사인을 해줬다”며 “가족들에게 약속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미도 담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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